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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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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후 46번째의 독립정부 붕괴로 1987년 6월14일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거에서 포르노 여우가 국회의원에 당선돼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예명 치치올리나,본명이 일리나 샤탈레르(당시 36세)인 그녀는 선거 유세때 젖가슴을 내놓은채 『당선되면 이 한몸으로 국민들을 즐겁게 해주겠다』고 공약했고 뜻밖의 모습에 연설회장은 호사가로 뒤덮여 끝내 고참의원을 꺾고 당선된 것. 그녀는 당선후 제1성으로 『바로 이런 젖가슴 모습으로 국회에 등원하겠다』고 하여 점잖은 보수적인 의원들을 긴장케 했으나 개원날 자신은 정장을 한 대신 반라의 동료 여우를 보좌관으로 동반하는 것으로 약속을 지켰다. ◆치치올리나는 『평일에는 국회활동을 하고 주말에는 포르노영화에 계속 출연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때문에 그가 출연한 포르노영화관은 연일 만원을 이뤘다. 그 뿐인가. 국회 본회의장과 분과위에 젖가슴을 가렸지만 아슬아슬한 선정적인 차림으로 참석,엄숙한 회의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했다. ▲이같은 치치올리나 파문에 대해 이탈리아 유력지 라스탐파는 『그를 뽑은 것은 이탈리아 국민의 정치적인 미열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고 『그녀가 국회에서 이룬 유일한 업적(?)은 대부분의 의원들을 넋잃게 해 반성불구자로 만든 것』이라고 야유했다. 또 한 정치학자는 『국민의 정치불신의 산물』이라고 분석했다. ◆요즘 대통령선거운동이 날로 과열되면서 여러가지 탈법 행위와 추태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지난 28일 충남 대천시 시민회관에서 열린 연설회장에서는 스트립쇼 소동이 벌어져 국민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 ◆이탈리아 국민이 포르노 여우를 국회에 보낸 것은 국사를 제쳐놓은 채 당리와 이권에만 열중하는 기성 정치인들을 야유하기 위한 것이라지만,이번 스트립쇼 소동은 무슨 짓을 해서라도 국민의 시선과 마음만 끌면 된다는 시대착오적인 태도요 국민을 깔보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국민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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