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술자리등 때·장소 안가려/무작위추출 전화 「폰보팅」 등장대통령선거 모의투표가 성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내기를 함께 하는 「폰보팅」(Phone Voting) 등 새로운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모의투표가 가장 많이 행해지는 곳은 역시 대학가. K대 총학생회는 최근 학생 2천7백여명이 참가한 모의투표를 실시했다. 이날 투표는 모의투표 용지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진짜 투표용지와 유사한 용지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중앙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따라 설문조사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서클·학과단위 투표도 자주 행해지고 있으며 심지어는 술자리에서 우연히 만난 학생들끼리 어울려 투표를 실시하기도 한다. 지난 28일 밤 11시께 신촌의 한 호프집에서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 10여명이 모의투표를 하자 다른 젊은이들까지 가세해 투표했다.
직장인들의 모의투표는 내기로 직결되는 것이 특색. 지난 27일 하오 모증권회사 사원 10여명은 휴식시간에 각 후보에 대한 찬반토론을 벌이다 술값을 걸고 퇴근후 술집에서 거수투표를 했다.
J은행 직원 최모씨(26)는 며칠전 직장동료 2명과 함께 1만원씩 걸고 요즘 유행하는 「폰 보팅」을 했다.
최씨 등은 각자 이번 대선서 당선될 것으로 생각되는 후보를 고르고 나서 30여개의 전화번호를 무작위로 돌려 『정당 여론조사원인데 누구를 찍겠느냐』고 질문,최다 득표자를 알아낸뒤 이를 맞힌 사람에게 건 돈을 몰아주는 폰보팅 내기를 이미 여러차례 했다.
서울대 신문학과 차배근교수는 『다른 사람들의 정치관을 알아내 자신의 투표 결정과정에 참고하고 싶어하는 정보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모의투표 성행현상을 설명하고 『정보욕구를 만족시켜주기 위해서는 전국적 여론조사와 그 결과공표를 금지한 현행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개정선거법상 여론조사의 경위와 결과를 공표하거나 선관위가 제작한 투표용지와 유사한 용지를 사용하는 경우 외에는 인기·모의투표는 허용된다』며 『그러나 정당이나 후보자의 명의로 이루어지는 투표행위는 법에 저촉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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