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도 모른채 전달한듯/홍 대사 오늘 크렘린궁 방문【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방한시 전달한 KAL007기의 블랙박스 자료중 비행기록장치(FDR) 자료가 누락된데 대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주러시아 한국 대사관측은 29일 러시아 군부 혹은 KGB측이 FDR자료를 은닉해 옐친 대통령은 애초부터 이를 입수하지 못했던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크렘린측에 경위해명과 함께 즉각적인 인도를 요구할 방침이다.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이번 사건이 ▲애당초 옐친 대통령이 훼손된 블랙박스를 받아 한국측에 전달했을 가능성 ▲크렘린궁측이 이 FDR자료를 입수 못했을 가능성 ▲군부 혹은 KGB가 자료를 은닉했을 가능성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한 결과 군부 혹은 KGB측이 자료를 은닉한 것으로 잠정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옐친 대통령과 코지레프 외무장관이 KAL기 사건과 관련,『러시아는 더이상 감출 것이 없다』고 발언해왔으며 그동안 접촉한 러시아 정부 관리들의 증언을 종합해볼때 크렘린측은 블랙박스를 입수할때 일부 자료가 누락됐으며 이는 담당 부서인 군부와 KGB가 독단적으로 혹은 합작해 옐친 대통령측에 불완전한 블랙박스를 넘겨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한국대사관측은 30일 홍순영대사가 크렘린을 방문,유리 페트로프 대통령부장관과 만나 정확한 분실경위를 파악,해명을 요구하는 한편 즉각적인 인도를 촉구할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한편 러시아 TV방송은 28일 저녁뉴스 프로그램인 「베스티」를 통해 한국측이 블랙박스중 중요자료를 넘겨받지 못한 사실만을 짧게 보도했을뿐 이에대한 러시아 정부측 반응은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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