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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설」 상처남긴 수습(92대선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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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설」 상처남긴 수습(92대선 초점)

입력
1992.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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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신뢰성 흠집… 향후 일정도 우려/「시한넘긴 재조정」 위법논란 소지 남아선거 정국의 새쟁점으로 부상했던 TV연설 시간대 시비가 29일 일정 전면재조정으로 일단 한 고비는 넘겼다.

그러나 국민의 지대한 관심대상인 TV연설 시간대가 초장부터 파행을 면치 못했다는 사실은 향후 선거일정의 격랑을 예고해주는 측면도 있다.

특히 선관위는 이번 사태로 적잖은 충격을 입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사태로 인해 자칫 향후 선거관리에 차질이 빚어질 소지도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대통령 선거관리 규칙 24조3항은 「선관위는 후보등록 마감후 2일이내(27일까지)에 방송시설이 이용일시 순서를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29일의 일정재조정은 법적시한을 넘긴것으로 위법이란 지적을 받을 소지도 있다.

○…중앙선관위는 29일 하오 각 후보진영의 방송 관계자들을 불러 방송연설 일정 재조정 회의를 개최했다.

당초 「원안복귀」를 요구하던 민주·국민당도 새로운 일정표를 제출,원만한 수습쪽에 협조적 자세를 보였다.

선관위측은 사전 간부회의에서 『후보들의 편의를 봐주다가 오해를 샀다』면서 원칙대로 하기로 사전방침을 정해놓았다.

회의 벽두에 임재순 선거국장은 『MBC측이 후보연설을 더 좋은 시간대에 배정하기 위해 시간대를 변경했고 선관위가 이를 수용,최대한 후보들에게 더 좋은 기회를 주려했다』고 그간의 경위를 설명.

이에대해 신정당측과 무소속 백기완후보측이 먼저 선관위의 사과·책임소재 규명이 있어야 한다고 항의했으나 대한정의당은 『일이 이렇게 됐으니 새로 시작해 보자』고 선관위를 엄호하는 등 회의장 초반분위기는 어수선.

손석호 선관위 사무차장이 나서 또다시 상황설명을 하고 선관위 간부들이 잇따라 자제를 요청해 가까스로 회의가 진행됐다.

○…방송일정 조정작업이 처음 시작된 25일만해도 별문제가 없었다.

선관위는 이날 각 후보의 방송 관계자들과 협의한 결과 이용신청 시간이 중복된 것은 TV연설 14건,라디오 연설 2건이었다. 라디오 2건과 TV 2건은 구두로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TV 12건(2일 중복 7건,3인 중복 5건)에 대해서는 「대통령 선거관리규칙」에 따라 추점을 했다.

추첨으로 7건이 결정되고 나머지 5건은 26일 상오 10시 2차 회의로 넘겨졌다.

○…첫번째 파란은 26일 2차회의 도중 일어났다. 회의시작 직후 MBC측이 선관위에 전화를 걸어 『당초 제시했던 평일 하오 10시30분이후의 시간대를 더 좋은 9시50분대로 당길 수 있다』고 제의해왔기 때문.

당초 MBC가 제출한 시간대는 ▲평일 상오 8∼10시 ▲하오 6∼8시,10시30분∼11시였다. 이후 MBC 편성국 간부들은 『국민 관심이 높기 때문에 방송연설을 뉴스가 끝나는 9시50분으로 당기고 월화 드라마나 수목드라마를 10시10분으로 늦추자』고 의견을 모아 선관위에 재의했던 것.

선관위는 이를 수용했고 대부분 후보들은 황금시간 대로 옮겼다.

그러나 민자당은 하오 10시30분 이후에 신청한 건수가 없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되자 『선관위와 MBC가 방송시간대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느냐』고 반발했다.

각 후보 대리인들이 돌아간후 민자당은 방송시간 변경을 문제 삼았고 총 10건중 8건의 변경을 요구했다.

선관위는 MBC측과 추가협의후 2건은 새로운 시간대를 민자당측에 내주고 6건은 빈자리를 찾아가도록 조정했는데 이 결정과정이 선관위와 민자당만에 의해 이뤄졌고 다른 당이 이를 편파배정이라고 문제를 삼아 파란이 일어난 것.

○…민주·국민당 등 타후보측은 28일 성명발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모종의 음모에 의해 변경된 민자당 일정을 즉각 취소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

선관위측은 당초 각 후보측 방송연설 실무자들이 선관위의 규칙을 무시한채 서로 좋은 채널과 시간대를 선택하도록 합의했기 때문에 선관위로서도 어쩔수 없었다며 일정 재조정이 어렵다는 입장이었으나 후보들측 항의가 거세짐에 따라 이날 하오 긴급 전체회의를 소집.

전체회의는 곧바로 모든 방송연설 일정을 백지화하고 원점에서부터 다시 신청을 받아 재조정하기로 결정하고 각 방송국에 일정취소를 통보하는 한편 각 후보들측에는 29일 하오 3시까지 새로운 신청을 접수토록 했다.

이에대해 민주·국민당 등의 실무자들은 『민자당 일정만 원상복귀할 것』을 계속 내세우며 새로운 신청을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전면 재조정으로 결론이 나게 된 것.<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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