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분기 성장률 3.9%로 “껑충”/실업수당 신청줄고 증시도 강세/부시 “대선전 발표됐더라면…”【뉴욕=김수종특파원】 미국 경제가 지난 3·4분기에 강력한 회복세로 전환,26일 추수감사절을 맞는 미국인들에게 희망을 던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25일 공식 발표한 3·4분기 성장률은 3.9%로 대통령선거전에 추계한 2.7%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 수치는 경제전문가들이 예측했던 성장률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클린턴 대통령 당선자도 경기부양을 위한 단기정책에 수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6일자 1면 톱기사로 크게 보도했다.
3.9%의 성장률은 지난 88년 4·4분기 이래 가장 큰 것으로 부시 대통령 집권이래 최고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성장률(GDP)은 실업률과 더불어 미국 경제건강 진단서의 가장 중요한 지표이다.
이날 발표된 다른 2가지 경제통계도 미국경제의 회복기미를 강력히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전국 부동산협회는 10월중 주택매매가 9.1% 상승,지난 4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실업수당 신청자가 11월 중순에 줄어든 것으로 집계 됐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하는 소비자 신뢰도도 11월들어 상승했다.
미국경제 회복세는 25일 증권시장에 그대로 반영돼 다우존스 주가지수가 17.56 포인트 상승,3천2백66.26을 기록함으로써 연이틀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경제동향에 민감한 자동차 통신분야 전기기기 관련 주식값이 오름으로써 월가의 낙관적 경제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증권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경제지표를 놓고 미국경제가 충분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에는 시간이 이르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 당선자는 『단기적 정책판단에 어떤 영향을 줄수 있지만 경기회복이 내년으로 계속 이어질 지를 지켜보아야 한다』고 말해 아직 경제회복에 대한 유보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만약 경제회복이 급속히 진행된다면 내년 1월 취임하는 클린턴은 단기처방을 위해 재정적자를 확대해야 하는 어려운 정책수단을 유보할 여지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백악관과 공화당측은 『부시 대통령이 선거유세 과정에서 미국경제가 상대후보의 주장이나 국민들의 생각보다 양호한 상태라고 주장한 것이 옳았음이 뒤늦게 입증된 것』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같은 소식이 대통령선거가 있기전에 나왔더라면 선거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반면 『부시 행정부의 경제는 완전한 파탄상태에 빠졌다』는 메시지가 먹혀들어감으로써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계기를 잡을 수 있었던 클린턴으로서는 다소 미묘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경기부양이냐 예산적자 감소냐를 놓고 고민한 끝에 대통령 취임후 단기간 내에 뭔가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판단아래 전자를 택하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경제회복 소식은 경기부양방침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소비경제의 특징을 갖고 있는 미국은 전통적으로 추수감사절에서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기간이 경기를 가늠하는 잣대이자 미국경제의 활력소이기도 하다. 클린턴 정부 출범을 앞둔 올 연말 경제회복의 통계치가 미국의 쇼핑가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미국 사람들은 물론 세계수출업자들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