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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후보 전문가 동원 “유권자에 잘 보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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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후보 전문가 동원 “유권자에 잘 보이기”

입력
1992.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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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시대”… 분장 등 모양새 신경/장소맞게 변화… 강인성 부각/김영삼/「부드러운 DJ」 세심한 배려/김대중/연출삼가 「솔직한 사람」 강조/정주영후보들은 유권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 화장을 하는가하면 전속 코디네이터가 골라준 옷과 넥타이를 매야 한다. 후보들은 모양 갖추기에서부터 이미 자유의 몸이 아니다.

▷김영삼후보◁

김영삼 민자당 후보의 대권 여정에서 정책보좌 등 브레인그룹이 「소프트웨어」역을 맡고 있다면 상황과 장소에 맞게 김 후보의 외모와 일정을 「연출」하는 「하드웨어」그룹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다.

비디오시대에서 후보의 표정과 제스처 등 일거수 일투족이 유권자에게 곧바로 비쳐지고 이는 곧 득표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민자당 후보 경선직전 김 후보가 그동안 고집해왔던 헤어스타일을 바꿔 강인하고 깨끗한 느낌을 주는 「반올백」형으로 한 것은 좋은 예지만 본선무대인 대선에서 후보연출의 중요성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김 후보의 분장과 의상,제스처,유권자 접촉일정을 「관리」하는 팀은 크게 2개이며 당홍보대책위도 이들과 수시 접촉,각종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있다.

이중 전 KBS PD 출신인 원춘건씨가 이끄는 프로덕션 「제3채널」은 10명의 자체 멤버와 함께 김 후보의 비디오용 이미지 창출을 맡고 있다. 이들은 김 후보의 넥타이 선정에서부터 제스처,유세일정 과정에서의 농민 광부 공장근로자 접촉 및 사적 참배 등을 사전 시나리오에 의해 치밀하게 조정하고 있다.

김무성 정책보좌역은 이들의 자문을 김 후보에게도 전달하며 젊은 세대의 감각을 김 후보에게 이입시키는 묘안을 짜내고 있다. 이와함께 전문 코디네이터들도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

또 김 후보의 헤어스타일과 얼굴화장은 신은경씨와 손서운씨 등 2명의 여성 분장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번갈아가면서 김 후보와 동행,머리손질과 얼굴화장을 도맡는다.

새벽 6시40분이면 어김없이 상도동 자택으로 가 20여분간 김 후보의 머리를 매만지고 얼굴화장을 한뒤 계속해서 유세현장을 동행한다.

김 후보의 얼굴은 동안이기에 화장은 스킨톤을 한단계 낮춰한다.

이들 팀의 조언에 의해 김 후보는 유세장에서는 중후하면서도 향수를 느끼게 하는 「올드스타일」의 외투를 입는가하면 추곡수매 장소 등 현장 방문 때는 점퍼차림 등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다.<권대익기자>

▷김대중후보◁

김대중 민주당 후보는 「뉴DJ이미지」를 확대하기 위해 전문 코디네이터를 동원하는 등 용모에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민주당은 20∼30대 연령층의 부동표 흡수가 대선승리에 최대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상대적으로 강해보이는 김 후보의 이미지를 유권자에게 친숙한 젊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가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지지기반이 취약한 강원 경북지역 유세에서 김 후보의 「미소작전」이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자체 분석결과에 따라 대선 종반전까지 용모변화를 통한 「뉴DJ 이미지」 부각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김 후보의 「뉴DJ 이미지」 창출작업은 대선 기획단의 홍보팀이 총괄하고 있으며 전문 코디네이터 윤혜정씨(28)가 김 후보를 직접 수행하며 분장과 복장 등을 챙기고 있다.

지난 9월 김 후보의 선거캠프에 합류한 윤씨는 이대 섬유미술과 출신으로 그동안 S기획 등에서 광고방송(CF) 코디네이터로 활동하다 친척의 소개로 민주당 홍보팀에 가세했다.

윤씨와 함께 김 후보의 머리손질을 전담하는 전속 이발사 김영신씨(39)도 김 후보의 유세를 따라다니며 「뉴DJ 이미지」 구축에 한몫을 하고 있다. 김씨는 김 후보의 자택부근에 있는 한 사우나에서 이발사로 일하고 있다.

윤씨는 매일 상오 6시30분께 동교동 김 후보 자택에 도착,김 후보의 부인 이희호여사와 함께 그날의 일정에 맞는 양복과 넥타이 색깔 등을 결정한다.

김 후보는 롯데호텔과 인터콘티넨탈호텔 양복점에서 맞춘 양복 6벌을 유세기간중 번갈아 입고 있으며 와이셔츠는 주로 흰색을 입는다.

종전에는 싱글차림의 정장을 고수했으나 최근 윤씨의 권유로 더블차림의 양복도 즐겨입고 있으며 양복색깔은 무늬가 없는 회색 등 단색 계통을 애용하고 있다.

넥타이는 평소 자주 매는 20여개중 밝게 보일 수 있는 붉은색 계통을 주로 매고 있다.

국산 검정색구두 4켤레를 번갈아 신고 있는 김 후보는 유세장에서의 활동성을 높이기 위해 가끔 정장용 캐주얼화도 신는다.

이밖에 김 후보는 방송출연이나 유세를 나갈 때 가벼운 기초화장을 한다. 이때 코디네이터인 윤씨는 미 할리우드에서 쓰이는 「조블라스코」라는 분을 자주 사용한다.<장현규기자>

▷정주영후보◁

정주영 국민당 후보의 이미지 전략은 있는 그대로의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정 후보 본인이 요란스러운 외모의 치장이나 의도적 연출 등 남에게 보이기 위한 자위적 노력자체를 극구 사양하기 때문이다.

정 후보 진영에서는 따라서 보다 젊게 혹은 부드럽게 보이게 하기 위한 아이디어 도출에 몰두하기 보다는 정 후보의 이같은 생각을 오히려 검소하고 근면한 성격,솔직한 인간성의 측면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정 후보의 「굵은 선」을 건드리지 않는 한도내에서 TV출연 등 특수상황 때만 조심스럽게 정 후보의 이미지를 연출시키겠다는 것이다.

선대위 등 당기구에서 유세장에서의 제스처 등 각종 이미지부각 방안을 고안해 건의했으나 『국민들은 속일 수는 없다』는 정 후보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정책실과 후보지원실에 TV출연 등 특별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소수지원 인력이 있고 작가 김수현씨가 정 후보에게 조언을 하는 등 측면지원을 하는게 정 후보 꾸미기 작업의 대부분이다. 정 후보는 짙은 청색과 검정이 주종을 이루는 양복과 외투를 본인이 직접 골라 입는다. 가끔 추위를 피하기 위해 중절모를 쓰는게 멋스럽게 보이는 정도이다.

주변에서 한때 점퍼착용을 검토했으나 현대이미지를 상기시킨다는 점에서 취소되었고 유세도중 전통 복장인 두루마기를 걸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TV연설 등 「안방유세」에 대비,측근들이 유권자에 대한 예의라며 끈질기게 분장을 건의하고 있으나 지난 국회 대표연설 때만 살짝 분장을 했을 뿐 『쑥스럽다』고 이를 사양하고 있다.

정 후보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치장」하는 것은 이발이 고작이다.

현대시절부터의 전속 이발사가 매일 새벽 청운동 자택에서 머리를 만져준다.

정 후보는 『겉으로 비쳐지는 외양보다 자신의 행동과 실적으로 국민에게 심판을 받는다』는 소신아래 유세장에서의 모습과 TV에서의 모습을 일치시키는게 오히려 다른 후보의 「꾸밈」을 건너뛸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는 것 같다.<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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