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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변칙유통 한계… 절박감느껴”/이 지점장 자살동기 서서히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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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변칙유통 한계… 절박감느껴”/이 지점장 자살동기 서서히 윤곽

입력
1992.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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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과정서 사채업자에 덜미/대금결제 어렵자 「극단책」강구”상업은행 명동지점장 이희도씨가 자살전날인 14일 공CD(입금액없이 발행된 CD) 1백억원을 대신증권에 매각해 마련한 급전 96억여원중 79억원이 인천투금과의 CD대금 결제에 사용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지점장 자살동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 이 지점장은 지난 14일로 만기가 되는 CD 1백억원의 결제를 위해 공CD 까지 발행,급전을 마련하려한 행적이 확인됐다.

인천투금 관계자에 의하면 지난 3월부터 10월말까지 이 지점장과 거래한 CD의 총액면가는 7백30억원. 이중 이 지점장이 공 CD를 유통시켜 마련,자살직전 결제한 1백억원을 포함해 2백30억원은 지난 14일로 결제가 끝났으며 나머지 5백억원은 오는 27일부터 차례로 만기일이 도래하고 이밖에 롯데건설 CD 1백억원과 롯데쇼핑·희성철강어음 1백억원도 이달이 만기이다.

이 지점장은 공CD 발행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동원,대신증권으로부터 받은 매각대금 96억여원으로 인천투금에 지급만기일이 된 CD 1백억원을 가까스로 결제하기는 했지만 연이어 지금만기일이 곧 다가오는 CD와 어음의 결제자금을 도저히 마련할 방법이 없게됐을 가능성이 높다.

즉 「보관의뢰된 CD를 팔아 이전에 2중 유통시켰다가 만기일이 되는 CD를 결제하는」 이 지점장의 CD 유통방식이 저금리 및 시중 가짜 CD 유통사건의 여파로 불가능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지점장은 14일 평소 거래가 잦았던 사채업자 김기덕씨를 통해 공 CD를 매각해 인천투금에 결제할 급한불부터 끄고 다시 1∼2일 사이에 어음유통 등의 방법으로 공 CD를 재매입하려다 공 CD 매매알선자 김씨와 매입자 대신증권측이 자금유용 사실을 문제삼는 바람에 절박한 위기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맥락에서 김씨가 14일 이전에 할인해준 희성철강 어음 등의 담보용으로 이 지점장으로부터 받았다는 롯데쇼핑 어음을 공CD 재매입금으로 제시됐을 것으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 지점장과 인천투금의 CD거래의 성격 및 사채업자와의 연결고리.

당국과 검찰수사 결과를 종합하면 인천투금은 7백30억원대의 CD를 매입할 자금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천투금이 이 지점장으로부터 CD를 매입하는데 사용한 자금은 실상 이 지점장과 거래해온 사채업자가 「일정한 밀약」에 따라 인천투금에 예금한 것일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즉 이 지점장이 사채업자에게 금융금리와 사채금리와의 차액을 보전해주는 대가로 사채를 인천투금에 입금토록 한뒤 인천투금에 상업은행 명동지점 발행의 CD를 매입토록 했다는 것.

이 지점장은 대신 인천투금에는 받을어음 수탁통장만 건네주고 자신의 통제하에 있는 CD증서를 대출이 필요한 기업 등에 고리를 떼고 2중 유통시키면서 수신고를 높이는 한편 이득차액을 사채이자 차액을 보전하는데 사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다가 사채업자 등에게 덜미를 잡혀 자금운용에 구멍이 생기자 보관된 어음을 빼돌리는 등 악순환을 되풀이 했으나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CD변칙 거래에서 생긴 이상현상이 자살이라는 극단적 해결책을 강구하게된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현단계의 분석이다.<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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