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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쌀이 만든 기적(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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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쌀이 만든 기적(사설)

입력
1992.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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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알의 씨앗이 땅에 떨어지면 결실을 얻게 마련인게 자연의 섭리이다. 3년전에 처음 뿌리기 시작한 「사랑의 쌀」도 이제 뿌리를 내렸다. 남아도는 풍년의 쌀이 사랑의 흉년을 이겨낸 것이다.지난 90년 봄,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일보사가 사랑의 쌀 나누기 모금에 나서자 호응과 참여는 예상을 넘어 금방 범국민운동으로 불길이 타올랐다. 종파와 지역을 초월했다. 개인으론 물론 학교와 교회와 회사와 단체가 사랑의 대결에 동참해 왔다.

사랑을 나눌 상대는 누구였나. 먼저 불우한 이웃이다. 기아에 떠는 해외의 빈민도 있다. 북한동포도 잊지 못한다. 나눔의 실천이 당장 이뤄졌다. 소년소녀 가장과 밖에서 점심을 거르는 노인들에게 쌀과 따뜻한 밥이 제공되었다. 다시 사랑의 쌀은 지체없이 해외의 빈민을 찾아 나섰다.

아프리카의 빈곤과 식량난은 기아를 숙명으로 받아들여야할 만큼 처절하다. 하루하루 떼죽음의 공포에서 연명해 가는 형편이다. 그들에겐 생활이전에 생존이 급박하다. 아무데서고 구원은 보이지 않는다. 한가닥 희망이라면 인류의 사랑뿐이 아니겠는가. 기아에 허덕이는 빈민들은 오로지 이것만을 기다리고 있다.

사랑의 쌀을 받은 수단의 난민들은 나눠 먹으면 몇끼 안될 식량을 먹어 없애지 않고 생존의 터전을 닦는 밑천으로 썼다. 한끼의 굶주림을 참고 내일을 개척한 것이다. 사랑의 쌀을 팔아 농업기금을 마련해 땅을 일궈 씨를 뿌렸다.

자연의 섭리는 외면하지 않았다. 드디어 자활과 복지의 꿈이 영글어 간다는 소식이다. 사랑의 기적이 아닌가. 우리의 지나간 가난의 세월을 돌아볼수록 「사랑의 쌀」이 뿌듯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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