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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꼴뚜기」 대책 없나(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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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꼴뚜기」 대책 없나(사설)

입력
1992.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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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물전 꼴뚜기」는 어느 사회,어느 조직에나 있게 마련인 모양이다. 지난 7월 건학 8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 소재 중동학원의 이사장 부부가 학교 공금 17억9천여만원을 유용하고 미국으로 도피한 사건이 발생했었다. 4개 중·고교의 학교법인인 선덕학원(서울 도봉구 쌍문동 소재)의 설립자겸 교장과 이사장인 아들 부자가 46억3천6백만원의 학교 공금을 유용하고 역시 미국으로 이미 달아난 사건이 엊그제 서울시 교육청의 감사결과 밝혀졌다.지;난 8월에는 충북 청주소재 서원대학의 학교법인인 운호학원의 이사장이 2백억원대의 부채를 끌어쓴뒤 미국으로 도피해 대학의 존립이 위협당하는 사태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기조로 하는 우리 사회에서 한 개인이 기업을 일으켰다가 흥하고 망하는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사학재단의 흥망은 일반 기업의 성공과 실패처럼 그 결과가 단순하지 않으며 궁극적인 피해자가 교육을 받고 있는 2세들이라는 점에서,우리는 최근들어 연쇄적으로 터져나오는 사학의 비리와 방만한 운영에 심각한 우려를 하게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사학의 역할과 책임은 결코 가볍지가 않다. 중학교의 경우는 절반 정도,고교와 대학에서는 75%이상을 사학에 의존하고 있다.

이처럼 2세 교육의 절대적인 몫을 담당하고 있는 사학재단이 2세 교육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감」을 저버리고 사리사욕에 연연하면서 학생들의 등록금이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닌 학교 공금을 제주머니 돈처럼 함부로 쓰고,그것도 모자라 학교 재산을 담보로 사채를 마구 끌어쓰다가 감당할 수 없으면 해외도피나 하는 학교 설립자가 아직도 존재한다는 것부터가 우리 교육이 당면한 최대의 취약점인 것이다.

물론 극소수 사학의 부정과 비리는 2세 교육이라는 육영사업을 담당할만한 자질을 근본적으로 갖추지 못한채 학교가 치부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설립자들에게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설립인가를 해준후에는 감독을 전혀 하지 않고 방치하다시피하는 교육 행정당국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 할 수도 없다.

사학의 자율성 존중은 원칙적으로 바람직스러운 것이지만 사고가 발생한 연후에야 감사를 하고 관선이사나 파견하는 식의 행정 감독권 행사는 문제가 있다고 우리는 본다.

따라서 설립인가를 해준 교육 행정당국은 재단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도로 사학재단의 사고를 예방해야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 후에야 뒤따라 들어가 수습책을 마련해봤자 이미 교육 현장은 피해를 당할만큼 당해 때늦은 사후 약방문이 되는 것을 수없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교육 당국의 대책마련을 그래서 촉구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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