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무시해도 되나” 허탈감22일 상오 9시부터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에서 서울대 농대 학생회가 주최한 「농업·농학·농대발전을 위한 각 정당 후보초청 공청회」가 전국 30여개 농대생과 농협·전농 등 농업 관련 단체회원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서울대 농대 수원 캠퍼스의 이전을 주장하며 두달째 관악캠퍼스에서 파행적 수업 농성을 벌여온 농대생들이 대권을 앞두고 후보자들로부터 위기에 처한 한국농업의 회생과 캠퍼스 이전 문제 등에 관한 입장을 듣기위해 마련한 것이었다. 그러나 객석을 가득메운 학생·농민들의 열기는 행사가 시작될 무렵 민자당 김영삼후보와 국민당 정주영후보가 불참한다는 소식에 맥이 빠지기 시작했다.
민자당측은 원래부터 행사 불참의사를 밝혀 왔으나 국민당 정주영후보는 「유세일정」을 이유로 당정책위 의장이 대신 참석했다.
국민당 김대중후보는 약속대로 참석했으나 30여분간 연설을 한뒤 질의·응답을 정책위 관계자에게 넘긴채 다른 유세일정 때문에 서둘러 행사장을 빠져 나갔다.
대선 후보들이 농민을 상대로 죽어가는 농촌을 되살릴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추곡수매를 뒤로한채 상경한 농민들은 「농업투자 강화」 「쌀 개방불허」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농업교육의 활성화」 등 보라빛 청사진을 담은 각당의 농정 홍보물을 내던지며 『우리를 이렇게 무시해도 되느냐』며 허탈해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 학생은 『매번 선거때마다 모든 당이 살기좋은 농촌을 외쳐댔지만 달라진게 뭐가 있느냐』며 『허울좋은 구호보다는 진정 우리 농촌을 발전시킬 수 있는 초당적 대책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이성철기자>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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