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주영/소탈·대범… 무한한 추진력(내가 본 대선주자:3)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주영/소탈·대범… 무한한 추진력(내가 본 대선주자:3)

입력
1992.11.22 00:00
0 0

◎「젊은 사고」엔 싱싱함이…시어터지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서 재벌이 TV드라마와 무슨 상관이길래 왜 저녁을 산다는 거며 나는 왜 또 거기 꼭 끼여야 하는지 싫어싫어 하면서 그의 저녁초대에 끼였던게 15년전 일이다. 그날로부터 15년후 지금 나는 어떻게 하면 이 짧은 굴속에서도 선명하게 그를 나타낼 수 있는가를 고심고심하는 그의 열성팬이 되어 있다.

그는 요즘도 하도 낡아 가죽이 튼 구두를 그냥 신고서 테두리로 돌린 철사가 낡은 가죽을 뚫고나와 사람을 할퀴는 꾸적지근한 여행가방을 들고 세계 안가는 곳없이 다닌다.

7.8년을 내리 입던 단풍놀이용 바지가 마침내 헤어져 버리자,그 부분만 재봉틀로 드르륵 박아 또 입고와서 모두들 질리게 해놓고는 『아직 10년은 더 입어요』 그 뿐이다.

도무지 그 주변 어디서도 돈냄세를 맡을 수 없은 치장에 무관심한 그의 일관된 소탈함이 늘 경탄스럽다.

도대체 측량이 불가능한 그 스케일과 대범함,지칠줄 모르는 일에 대한 성취욕과 추진력,세상에 어려운 일 안되는 일은 없다는 해결능력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그의 곁에 있으면 그가 무엇인가에 꼭 필요하다면 달이라도 따 내려올 사람이라는 뿌듯한 믿음이 마치 최고성능의 거대한 잠수함을 보는듯하다.

그런가하면 여자도 뒤로 넘어가게 하는 섬세함과 치밀함,유창한 방법은 아닌데 그 기막힌 순발력과 포복절도시키는 재치와 유머센스,순간에 핵심을 꿰뚫는 가히 천부적인 명석함과 명쾌함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예,불도저죠. 그런데 그냥 불도저가 아니라 최첨단 컴퓨터를 장착한 불도저죠』 『한마디로 대한민국은 자갈밭에서 정주영이라는 다이아몬드를 하나 주웠죠』

가장 인상깊게 남아있는,그를 잘 아는 어떤 이들의 말이다.

그는 지금도 돌아가신 부모님을 틈틈이 그리워하고 그 바쁘고 복잡한 중에도 다른 사람 안부 챙기기를 잊지 않는 따뜻한 가슴을 갖고 있다. 지금도 눈이 오면 좋은 친구들과 만나 환성을 올리며 눈을 즐길줄 아는 순수함이 그대로 있는,돈 많은 사람이라는 웬지 거북살스런 다섯글자 그 뒤에서 그는 누구보다도 기분좋은 인간냄새를 물씬 풍기는 사람이다.

지면을 빌려 고백하자만 나는 벌써 6,7년전부터 우리나라가 상머슴 대통령으로 그를 부릴 수 있다면 그가 대한민국을 멋지게 만들어 놓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었다. 유들유들하지도 뻔뻔스럽지도 못하고 어우렁더우렁도 없고 직선적인데다 지나치게 솔직한 그는 한마디로 정치성향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정치성향이 없는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 정치권이 깨끗해지고 그러면 국민도 맑아질 것이고 그래야 나라가 잘 된다고 믿는 사람이다. 선거를 앞두고 나는 이 나라가 재혼을 앞둔 과부 홀아비 같은 느낌이 든다. 여러명의 후보자 가운데 누구를 선택하면 가장 좋은 재혼이 될 것인가.

정주영후보를 선택하면 틀림없이 팔자가 활짝 펼 것이라고 역설하고 다니고 싶지만 선거운동원이 아니니 아마도 선거법 위반일 것이다.

그를 상머슴으로 뽑아쓰면 틀림없이 이 나라는 지금까지의 보폭과는 다른 몇배 넓은 보폭으로,스케일 자체가 다르게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고 그리고 열심히 기원한다.

마지막으로 그의 연령과 건강. 나는 평생 그렇게 건강에 너지가 넘치는 사람을 본 적이 없고 그의 나이는 축적된 지혜의 보물창고 일 뿐 그의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는 짚신 한 켤레 허리에 차고 고향을 떠날 때 그 때 그대로 젊고,싱싱하다.<김수현 방송작가>

□정주영후보 신상명세

▲출생=1915년 11월25일 강원 통천군 송전면 아산리에서 부친 정봉식씨(작고)와 모친 한성실씨(작고)의 6남1녀중 장남으로 출생.

▲가족=부인 변중석여사(71)와 몽구씨(54) 등 8남1녀.

▲현주소=서울시 종로구 청운동 55의 13

▲학력=송전소학교

▲주요경력=전국경제인연합회장 대한체육회장 현대그룹 명예회장 한국지역사회교육 중앙협의회장 한국체육인 동우회장 아산사회복지사업재단 이사장 통일국민당 대표최고위원 미 조지 워싱턴대 명예 경영학박사 연세대 명예 경제학박사 이화여대 명예 문학박사

▲체위=신장 175㎝ 체중 76㎏ 혈액형 O형 병력없음

▲종교=없음

▲좌우명=근면 검소 친애

▲존경인물=부친,에이브러햄 링컨

▲애독서=춘원 이광수의 「흙」외 다수

▲저서=「나의 삶 나의 이상­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표방이념=깨끗한 정치,실천하는 정치를 기반으로 경제선진국 창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