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 하고 있다.옐친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실제로 서울에 가서 보고 느껴야 일본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옐친 대통령의 방한을 바라보는 속마음은 착잡한듯하다.
지난 9월 옐친 대통령의 방일 계획이 갑자기 취소된 일은 일본의 자존심을 크게 건드렸다.
여기에다 아시아 첫 방문지로 하필 바로 이웃 한국을 선택한 점과 오는 12월에는 중국을 찾아가는 것까지 일본의 심사는 편치가 않을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옐친 대통령의 방한 목적이 일본을 견제하기 위한 「한국 카드」의 사용으로 경제지원을 요구하기 위한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방문에서 옐친은 그 어느 것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할것이라고 일본은 자신하고 있다.
지난 8일 교토(경부) 한일 정상회담이 말해주듯 한국외교의 기본은 일본이며 현재 한국이 경제형편상 러시아 지원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러시아가 특히 아시아에서 우리를 제쳐 놓고는 어떤일도 하지 못할것』이라는 사실을 이번 방한을 통해 깊이 깨닫게 되리라는 기대 섞인 전망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자신감의 뒤편에는 초조감과 우려 또한 깊이 숨어있음을 쉽게 느낄수 있다.
한중 국교수립,한·중·러시아간의 관계 긴밀화,일·북한 국교 정상화 교섭 지연등으로 소외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태가 그와같이 진전될 경우 우선 일본이 최대 현안으로 내세우고 있는 북방 4도 문제는 점점 일본측 해결방식과는 멀어질수 밖에 없다.
일본 외무성이 옐친 대통령 측근에는 한국과 관계가 좋아지면 일본과의 관계개선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다.
이 때문인지 일본 언론들은 이번 방한을 크게 보도하면서도 옐친 대통령의 발언 하나하나에 과민할 정도의 비판을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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