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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부드럽고 정이 많은 사람(내가 본 대선주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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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부드럽고 정이 많은 사람(내가 본 대선주자:2)

입력
1992.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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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노력… 해박한 지식내가 김대중 민주당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어느 연극 공연장에서 였던것 같다. 20년도 훨씬 전의 일이었으니까 지금도 그렇지만 더더구나 그 시절에는 정치인이 공연장에 나타나는 일은 전무하다시피 했었는데 뜻밖에도 공연장에서 그것도 아주 진지하게 연극을 관람하는 그를 보고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그후로 나는 그의 독재 정권에 항거하는 민주화 투쟁을 때로는 안타깝게,때로는 치솟아 오르는 울분을 억누른채 지켜 보면서 그의 건승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지켜봤었다.

법정에 늠름하게 선채 최후의 진술을 했다는 기사에 울기도 했고 일본에서 강제 납치되어 돌아온 그의 초췌한 모습을 지면에서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었다. 옥중 서신중에서 읽고 있는 책과 읽어야 할 책 목록을 보고는 그의 지식에 대한 욕심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었다.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바뀌어 드디어 87년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을때는 그야말로 기대반 안타까움 반으로 가슴을 두근대기도 했었다.

양 김씨가 의논해서 단일후보가 나왔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으로 그만 양보를 하시고 큰 어른으로 물러앉아 노벨평화상이라도 탔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후로도 종종 나는 김대중후보를 만날 기회를 가졌다. 우선 공연때마다 그 바쁜 와중에서 꼬박꼬박 구경을 하고 작품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비평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해박한 지식에 놀라고 문화 예술에 대한 애정과 관심에 감사했다. 얼마전에는 인터뷰 건으로 동교동 그분 자택의 지하 서재를 구경할 기회가 있었는데 1만2천여권의 장서가 사면 벽에 가득찬걸결 보고 다시 한번 놀랐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는 그의 자세는 게으른 우리들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되고 경제문제,세계문제,문화예술 부문에까지 막힘없는 그의 생각은 이런 노력의 결과였구나 하고 새삼 깨달딸았다. 처음 그분을 대하면 상당히 엄하고 어렵게 생각되는데 얘길하다가 웃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부드럽고 천진해 보일 수가 없다.

『나도 부드럽고 정이 많은 사람이여』하면서 웃을때면 눈이 아주 실눈이 되어 상대방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하도 그분의 투쟁의 역사가 격렬하고 길다 보니까 항상 딱딱하고 근엄하기만 하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이것이야말로 정말 잘못 알려진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온갖 악선전과 유언비어의 난무속에 얼마나 기막히고 억울한 일이 많았을까만은 그 방면에는 이제 거의 도통한 분처럼 『강남의 중국성이 내 아들 것이라는데 난 그집 젓가락 하나도 가진 것이 없구만』하고 예의 그 웃음을 짓고 만다.

글쎄 대통령이란 자리는 하늘이 내는 자리라고 하니까 과연 그분의 운세에 대통령이 될 운이 들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김대중 민주당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틀림없이 정치적 보복이 없는 대화합의 정치가 펼쳐지리라는 것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뉴 DJ 플랜」이라고 화려한 넥타이를 매고 포켓치프만 꽂는 그런 겉으로의 부드러운 이미지가 아니고 옳고 정의로운 것에는 한없이 부드럽고 틀리고 나쁜 것에는 또 꺾이지 않고 강한 그런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손숙 연극인>

◇김대중후보 신상명세

▲출생=1925년 1월6일 전남 신안군 하의면 후광리에서 부친 김운식씨(작고)의 모친 장수금(작고)의 4남2녀중 차남으로 출생

▲가족=부인 이희호여사(69)와 홍일(44) 홍업(42) 홍걸씨(28) 등 3남

▲현주소=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78의 1

▲학력=목포상고 경희대 대학원

▲주요경력=국회의원 6선 목표일보 사장 신민당 대변인 제7·13대 대통령 후보 평민당 총재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미 하버드대 초청연구원 러시아외교대학원 정치학 박사 미 가톨릭대 명예법학 박사

▲체위=신장 171㎝ 체중 75㎏ 혈액형 A형

▲종교=천주교 세례명 토마스 모어

▲좌우명=무엇이 되느냐 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존경인물=백범 김구선생 간디 링컨

▲애독서=「역사의 연구」 「장길산」 「토지」

▲저서=「내가 걷는 70년대」 「김대중 옥중서신」 「대중경제론」 「행동하는 양심으로」 등 다수

▲표방이념=「대화합」을 통한 변화와 번영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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