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의 사교계는 벌써부터 기대와 호기심으로 부풀어 있다. 백악관의 새안방 마님이 될 힐러리 클린턴 여사(44)가 1월20일 취임식에 어떤 의상을 하고 나올 것인가. ▲매스컴은 기실 그의 의상보다는 그가 펼쳐갈 역할에 훨씬 큰 관심과 우려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의 국정에 얼마나 관여할 것인가. 클린턴 대통령 당선자는 부인 힐러리 여사가 지난 15일 아칸소 주지사 관저에서 그가 민주당 의회 지도자들과 가진 회동에 『끝까지 자리를 함께 하며 많은 얘기를 했다』며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나와 다른 참석자들보다 아는 것이 더 많았다』고 부인의 해박함을 자랑했다. ◆힐러리 클린턴 여사는 물러나는 퍼스트 레이디 바버라 부시 여사와는 정반대이다. 백발의 비만형인 부시 여사는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인기 높은 「그랜드마아메리카」(할머니 미국)다. 미국의 기층세력이 선호하는 전형적인 현모양처형이다. 반면에 힐러리 여사는 성공적인 직업여성으로 개성과 독립성이 강하고 야심적이다. 두번(68년,91년)이나 미국 1백대 변호사에 선임될 정도로 유능한 예일대 수석출신의 변호사. 그 위에 빼어난 미모,능란한 화술,세련된 매너까지 곁들인 「여피」다. ◆매스컴은 그를 「제2의 재클린 케네디」 「제2의 엘리너 루스벨트」가 될 것으로 추측들이 만발. 그러나 이 소리에는 그의 역량을 평가하는 것 보다는 「대통령 동업자」가 되는 월권의 가능성을 경계하는 음조가 더 짙다. ◆미국은 페미니스트(남녀평등주의자)의 성향이 강하다. 그러나 퍼스트 레이디의 「베갯밑 송사」에는 우리나라 이상으로 알레르기 반응을 나타낸다. 낸시 레이건 여사는 점성가에 물어 레이건 대통령의 일정작성에 간여했던 것이 밝혀져 웃음거리가 됐었고,로잘린 카터 여사는 각료 회의에 무단 참석,「훈수」를 뒀다가 언론의 호된 비난을 받았었다. 힐러리 여사는 역사의 교훈을 수용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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