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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클린턴에 “유혹의 미소”/부시 패배 구원해소 호기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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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클린턴에 “유혹의 미소”/부시 패배 구원해소 호기판단

입력
1992.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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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 Angeles Time 월드리포트/“쌀·자동차등 구매” 미끼/국제적 고립 탈출 모색/미서 동결한 40억불 자산 해제도 노려이라크가 미국을 유혹하고 있다.

걸프전의 구원을 씻고 새로운 화해의 시대를 모색하자는 것이다. 물론 이라크의 대미 유화제스처는 클린턴 행정부를 겨냥한 포석이다.

원수처럼 여겼던 부시 대통령의 몰락은 이라크 집권세력에 더할 수 없는 청신호이다. 미국이 주도해온 대이라크 경제제제 및 국제적 고립을 탈출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후세인 정부는 차분하게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결코 서두르거나 들뜨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라크는 무엇으로 클린턴 차기행정부를 유혹할 수 있을까. 후세인 정부로서는 미국내의 뿌리깊은 「반이라크 감정」을 누그러뜨려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라크 수뇌부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던진 미끼는 경제적 동인이다. 후세인 정부는 이번 대선에서 부시의 패인을 간파하고 있다. 미국의 침체된 경제가 부시의 발복을 잡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재건을 최우선 정책순위로 삼고있는 클린턴에게 「경제적 선물」을 선사하려 하고 있다.

걸프전 이전까지 이라크는 미국의 최대 쌀 수입국 89년 1억3천3백만달러 규모)인 동시에 미국의 주요 자동차 시장이었다.

미국의 유력기업인 제너럴 모터스(GM)가 바그다드 인근에 연산 12만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공장 건립계획을 추진했을 정도로 양국의 경제관계는 밀접했다.

후세인 정권은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할 경우 이라크가 미국의 큰 수출시장으로 또다시 변신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후세인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메디 살레 이라크 무역장관은 『이라크는 GM의 자동차 시장이 될 수 있으며 따라서 미국의 실업자 구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시 말해 클린턴 정부가 미국에서 수천마일 떨어진 이라크보다 자국의 경제에 신경을 쏟겠다면 이라크에 대규모 수출의 길을 틀 수 있도록 경제재제를 풀라는게 후세인 정권의 메시지이다.

이라크 경제의 숨통을 죄는 국제적 재재조치를 해제시켜줄 경우 이라크는 주요 석유 생산국으로 재도약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의 수출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이다.

이를위해 이라크는 미국과 무엇이든 타협할 자세를 갖추고 있다고 이라크 관리들은 강조한다. 그러나 여기에도 성역이 존재한다. 후세인 정권의 영속성과 정당성에 관해선 어떠한 타협도 불가능하다는게 이라크측 입장이다.

사실 이라크내에서 후세인의 존재는 아직도 절대적이다. 국민들은 아직도 그를 진정한 지도자로 추앙하며 그의 지도노선에 순종하고 있다. 이라크 언론이 그의 신격화에 기여한 바가 크다.

후세인의 장남이 소유하고 있는 바벨지는 미 대선결과에 대한 1면 머리기사를 통해 『(후세인) 어저께는 대처와 슈워츠코프를 날렸고 오늘은 부시를 보냈다』고 보도할 정도로 그의 우상화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언론의 이러한 허황스런 보도에도 불구하고 국민 대다수는 이를 진실로 신봉한다. 부시의 패배와 소련의 몰락 등이 후세인에 관한 신화를 한층 더 신봉하게 만들었다.

때문에 후세인은 더욱 기고만장하다. 부시의 패배는 곧 자신의 승리였다고 호언하는 후세인은 다음 목표는 『이란 회교 근본주의와 이스라엘 시온주의』라고 큰소리치고 있다. 이라크를 군사대국으로 재부상 시키겠다는 열망도 전혀 변치 않았다.

현지 외교분석가들은 후세인의 이같은 군사적 야욕으로 인해 서방측이 이라크에 대한 해외자산 동결조치를 섣불리 해제할 경우 군사비 증액을 통한 이라크 군대의 재무장 등 위험한 결과가 초래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라크측은 식량과 생필품 구입에 해외 동결자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각종 외교채널을 통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40억달러에 달하는 이라크의 해외자산중 절반 가량이 미국 은행에 예치돼 있어 경화가 부족한 이라크로서는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이라크 집권층은 클린턴이 부시의 대이라크 외교노선을 계승할 가능성에 대해 적잖이 우려하고 있다. 이라크가 미국에 대해 선제 외교공세를 펼 수 없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 기인한다.

살레 장관은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가 먼저 얘기를 꺼내기 전에 우리가 대화를 제의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클린턴 정부가 인권과 경제회복에 정책역점을 둔다면 미국은 결국 우리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해야할 것』이라는 살레 장관의 희망섞인 기대에서 이라크 정부의 유화적 손짓은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정리=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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