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난민 「사랑의 쌀」로 자활꿈/천t 돈으로 바꿔 양수기등 구입… 황무지 개간/올해 첫 수확… 기아해방 부풀어/주민 천여명 「한국마을」에 정착… 기적 일궈/“한국인 정성 영원히 기억”굶주림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수단의 난민들이 「사랑의 쌀」로 불모지를 개간,자활에의 꿈을 키우고 있다.
지난 4월 세워진 북부수단의 「사랑의 쌀 한국마을」 주민 1천여명은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본부가 지난해 전달한 쌀1천톤을 농지개간 자금으로 전환,최근 수수와 밀 등 곡식을 처음으로 수확했다.
지난 18일 내한한 수단의 정무장관겸 국제 민간 친선평의회(CIPF) 사무총장 무스타파 오스만 이스마일 박사(37)는 19일 『사랑의 쌀을 보내준 한국인들에게 마을주민이 기쁨을 전하기 위해 방한했다』며 『사랑의 쌀에 의해 거둬들여진 수확은 숙명과 다름없었던 기아에서 영원히 해방될 수 있다는 희망을 우리에게 주었다』고 말했다
사랑의 쌀이 수단에 보내진 것은 지난해 12월20일. 그러나 전달된 1천톤의 쌀은 수단곳곳의 난민촌에 공급할 경우 3∼4일분 식량에 불과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영토가 넓으면서도 최빈국인 수단에는 내전으로 인한 난민뿐만 아니라 이웃나라 에티오피아,차드 등에서 난민들이 대거 밀려와있기 때문이다.
민간외교 책임자인 이스마일 박사는 사랑의 쌀을 일시적인 구호식량으로 쓰기보다는 유랑민들을 정착 시키기위한 농업기금으로 사용하기로하고 이같은 뜻을 이한빈 사랑의 쌀 운동본부 실행 위원장에게 전했다.
수단측은 쌀을 시중에 판매해 미화 17만달러의 기금을 마련,1백60개의 양수기와 경운기 및 건축자재를 구입했다.
사랑의 쌀 마을의 자리는 수단북부의 중심도시 아트바라(ATBARAH)에서 서쪽으로 1백20㎞ 떨어진 사니(SANI) 지역으로 선정됐다. 사니지역은 청나일강의 범람으로 이루어진 충적토로 토양은 비옥했으나 계속된 대한발로 메말라 버려진 황무지였다.
수단정부는 가뭄으로 가축을 잃고 유랑하는 이지역 유민과 난민중 정착을 희망하는 2백60세대 1천여명을 모아 1인당 8천4백㎡ 씩의 농토를 나누어준 뒤 1백60개에 이르는 취수공을 뚫어 개간하기 시작했다.
농업용수를 확보한 마을 주민들은 정부가 파견한 농업 감독관의 지도아래 수수밀 대추야자 마초 등을 재배했으며 성장기간이 빠른 수수의 경우 3개월만인 지난 9월 풍성한 수확을 거둘수 있었다.
사랑의 쌀마을은 수단인 뿐아니라 차드,에티오피아인들이 함께 힘을 모아 밭을 일구는 국제 마을로 아프리카의 명소가 됐다.
이스마일박사는 『죽음만을 주던 붉은 불모지에서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던 순간의 감격을 잊을수 없다』며 『한국인 한사람 한사람이 모아 준 정성은 사랑의 쌀 마을과 함께 영원히 수단에 뿌리를 내릴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리즈 및 브리스톨대학에서 면역학 학위를 취득한 이스마일 박사는 한국 국제교류 재단 초청으로 방한,체육청년부 등 3개 부처장관과 한국일보 장강재회장 등을 예방하고 원주 가나안 농군학교에서 하룻밤을 머문뒤 21일 경기 시흥시에서 열리는 사랑의 쌀 모금시민 대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유승우기자>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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