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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대통령의 서울 방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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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대통령의 서울 방문(사설)

입력
1992.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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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서울 방문은 러시아가 한반도를 무대로 하는 동북아 국제 정치무대에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함을 뜻한다. 뒤집어서 우리의 입장으로 보자면 냉전청산이 지지부진하면서도 한반도가 새로운 세력균형 외교의 무대가 돼가고 있음을 뜻한다.옐친 대통령의 서울 방문은 형식상 재작년 12월 노태우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에 대한 방한이 된다. 그러나 한소수교이후 2년만에 실질직인 우호·선린의 틀이 이번 옐친 대통령의 서울 방문에서 잡히게 된다.

오늘부터 2박3일간 옐친 대통령의 서울 방문중 하이라이트는 한국과 러시아의 우호·선린을 명문화하는 기본 조약의 서명이다. 이로써 두 나라는 단절된 관계를 87년만에 비로소 문서를 회복하게 된다.

이밖에도 노태우대통령과 옐친 대통령은 그동안 「동면상태」에 있던 두나라의 경제협력에 관히 논의를 갖고,문화협력협정 관세협력협정 2중과세 방지협정 등이 서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 대한 소비재 전대차관의 재개,나홋카 한국전용공단 건설,야쿠트 가스전 등 자원개발 문제에 폭넓은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두나라 관계에서 가장 주목되는 사태진전은 군사분야에서의 협력에 관한 「의정서」에 서명할 예정이라는 사실이다. 이 의정서는 군 고위장성의 교환방문,군사훈련 상호참관,함정 및 비행대의 교환방문 등을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서 실질적인 군사협력 보다는 의례적이고 정치적인 인적교류 및 정보교류가 주된 내용이다.

사실 옐친 대통령 자신 14일 한국 기자단과의 회견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손상시킬 의도가 없다고 언급했고,러시아 외무부의 한반도 과장도 『북한과의 관계를 축소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러시아는 지금 냉전청산이후의 아시아 정책에 장기적인 포석을 생각하고 있다. 지난 9월 쿠릴열도 분쟁으로 일본 방문을 취소한 옐친 대통령은 이번 서울 방문으로 일본을 제처두고 포석을 할 수 있는 무대가 있음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러시아는 북한에 대해 갖고 있던 영향력의 유지를 기본 정책으로 삼고있다.

어쨌든 한국과 러시아는 과거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새로운 균형관계를 발전시킬 것을 다짐하게 되는 실무적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우리로서도 통일후 이 지역에서의 균형과 발전이라는 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옐친 대통령 일행을 맞아야 할 것이다. 그런 뜻에 두나라 사이의 실질적 교류협력 관계에 큰 발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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