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만에 귀국한 신호범씨/백인아성 워싱턴주 당선 “기적”/19세때 도미 「밤잊은 면학」 결실고아나 다름없이 살아온 미군부대 하우스보이가 37년만에 미국의 주하원의원이 되어 돌아왔다.
태평양연안 최북단의 워싱턴주의 하원 제21지역 선거구에서 3선의 현역 백인후보를 물리치고 당선한 신호범씨(56·미국명 폴신·시애틀거주·미 쇼어라인대 역사학교수)는 스스로를 아메리카에서 「코리언 드림」을 실현한 사람으로 믿고 있다.
주민 99%가 백인이며 최근 수십년간 민주당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는 지역에서 신씨의 당선은 기적이나 다름없다.
4세때 어미니를 여의고 경기 파주의 외가에 살면서 국민학교도 들어가지 못한 신씨는 공부를 하고싶다는 생각에서 10세때 무작정 상경했다.
신씨는 6·25가 터진뒤 먹을 것을 찾아 헤맬때 군의관으로 참전한 레이 폴박사(86년 작고)와 만나게 됐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알아차리는 영특한 소년을 폴 박사는 양자로 삼았고 신씨는 영내 미군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폴 박사는 52년 귀임하기전 양자를 미국으로 초청하기위해 정부가 피란가있는 부산까지 찾아가 여권수속을 했다.
신씨는 19세때인 55년 미국에 갔으나 나이가 많고 정규교육을 받은 일이 전혀없어 국민학교 입학부터 어려웠다.
눈물을 쏟으며 낙담해 하는 신씨에게 폴 박사는 미국 검정고시인 GED에 도전해 볼 것을 권유했다.
하루 2시간이상 잠을 자지 않고 공부한 끝에 신씨는 마침내 9개월여만에 GED의 관문을 통과했다.
신씨는 미국에 도착하던 바로 그해 겨울 유타 주립대로부터 입학허가를 받았다.
국민학교도 들어가 보지 못한 소년이 9개월만에 어엿한 미국대학생이 된 것이다.
이때부터 피츠버그대에서 국제정치학 석사,워싱턴 주립대에서 극동역사 석·박사학위를 취득할 때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학업에 몰두했다.
신씨는 이번 선거에서 8만여달러를 모아준 현지동포들의 후원으로 사실상 승리의 기틀을 잡았다며 뜨거운 동포에의 고마움을 표시했다.
부인(49) 아들(24) 딸(23)과 함께사는 신씨는 앞으로 4년후 미국 연방의회에 도전할 꿈을 키우고 있다.<홍정호기자>홍정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