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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속 호황사업/「재고품 판매점」(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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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속 호황사업/「재고품 판매점」(생활경제)

입력
1992.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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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0% 대할인/알뜰고객 큰호응/손색없는 물품 지속조달에 성패/대개 현금구입 자본금 10억이상/확보물품 보관할 대형창고 필요/유통 최종단계… 반품안돼 위험「1만8천원짜리 니트수웨터가 단돈 4천원」 「1만1천5백원짜리 미니 진공 청소기는 5천원」 「2천원짜리 독일산 세척용스펀지는 9백원」 수출부진이나 공장폐쇄,내수침체 등으로 처분되지 못한 재고 생활용품만을 모아 초염가로 판매하는 재고처리 전문업체가 성업중이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제조업체의 창고에는 재고품이 쌓여가고 있지만 재고품을 싼 값에 구입,판매하는 재고판매업체는 불황속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재고품 판매점은 서구에서도 불경기에 성업을 이룬바 있는 「클로스 아웃 숍(Close out shop)」의 일종. 운영자금이 필요한 제조업체로 부터 현금으로 상품을 싸게 구입,그만큼 싼 값으로 소비자에게 되파는 것인데 보통 정상가격보다 훨씬 낮은 편이다. 자금이 풍부하고 물품회전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호황기엔 사업으로 성립할수 없는 전형적이 「불황사업」인 셈이다.

융원실업은 지난 5월 「울트라슈땡」이란 재고용품 판매점을 개설했다. 패션에 민감해 항상 재고가 뒤따는 의류분야는 종래에도 재고매장이 성행했으나 생활용품을 취급하는 전문재고업체는 이곳이 처음이다. 취급품목이 유리그릇,김치통 등 주방용품서부터 벽시계,진공청소기,정수기,스웨터 등 의류에 이르기까지 3백∼4백여종에 달하며 정가보다 평균 50%에서 최고 80%까지 싸게 판매하고 있다.

전국에 10여개의 체인점을 개설한 이 회사는 기업체들로부터 판촉물,기념품 등을 대량으로 주문받는가 하면 최근 소비자들의 알뜰구매경향이 뚜렷해지면서 판매실적이 호조를 보여 연말까지 25억원의 매출들 예상하고 있다.

재고판매 전문업체의 성패는 정상가로 판매되는 물품에 손색이 없는 재고품을 지속적으로 조달하는 것.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했으나 흥보나 판촉력 부족으로 판로를 찾지 못해 현금압박을 받는 업체,적정수요를 예측하지 못해 과다생산한 업체,품질은 좋으나 유행에 뒤져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품을 생산한 업체,해외에서 인기를 끈 제품을 수입했으나 국내에 판로를 개척하지 못한 업체 등이 줄을 이어 이 사업을 뒷받침 해주고있다.

재고품 판매점은 대부분의 물품을 현금으로 사들여야하는 「현금사업」이다. 따라서 최소한 10억원 이상의 현금보유가 이 사업의 전제조건이 된다. 또한 확보한 물품을 보관하기 위한 상당한 면적의 창고도 필요하다. 융원실업은 물품을 현금으로 사두는 대신 제조업체의 창고를 일정기간 이용하는 방법으로 창고문제를 해결하기도한다.

재고 판매업체는 항시 현금을 보유해야하기 때문에 체인점들에게도 전액 현금을 받고 물품을 제공하며 반품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업에 뛰어들기를 원하거나 체인점을 해보고 싶은 사람은 어느 업종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재고품 판매점은 상품유통의 최종 단계이기 때문에 판매가 안될 경우 재고를 다시 재고로 떠안을 위험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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