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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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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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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공업은 그 나라 산업의 견인역을 해낸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자동차 선진국마다 나라를 대표하는 고급차가 있게 마련이다. 미국의 캐딜락과 링컨,영국의 롤스로이스,독일의 벤츠,프랑스의 푸조,이탈리아의 페라리와 람보르기니,스웨댄의 볼보,그리고 일본에도 프레지던트라는 차종이 있다. 이들 차종은 그나라 자동차공업의 자존심을 건것이어서 나라 밖에서도 고급차의 대명사로 응분의 대접을 받는다. ◆그런데 연간 자동차 생산 1백만대가 넘는 세계 10위의 생산국인 우리의 형편은 어떤가. 아직 세계에 내세울 고유한 대표차종이 없는 것은 고사하고 자동차 3사가 내세우는 최고급차들이 모두 일본 중급차의 복사판이 될 형편이어서 체면이 말이 아니다. 심한 무역역조에다 일찍이 문명을 전파해준 역사적 선진국으로 자존심이 걸린 문제인데,업계는 왜 일본에만 매달리고 있고 당국은 무작정 제휴라는 명분속의 일제 부품도입을 왜 허가만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최대인 현대가 고급차로 내세우는 그랜저가 사실은 일본 미쓰비시사의 데보네어복제품이고,기아의 포텐샤가 일본 마쓰다사의 루체모델을 주축으로 삼았고,대우마저 GM과 손을 끊고 내년부터 또 일본 혼다사의 레전드를 기술제휴해 생산한다고 최근 발표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고급차에 관한한 우리 업게는 일본 업계의 식민지나 다름없게 된다. ◆소위 일본 업계와의 고급차 생산기술 제휴라는 것도 사실을 알고보면 눈가림과 다름없다. 실제 공동제작하거나 협력제작한다면 우리 업계도 국내 생산 고급차를 의당 수출할 수 있어야 하는데,비싼 조립시설에다 핵심부품을 도입하고 로열티마저 지불하면서 수출도 못하고 좁은 내수시장에서만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랜저의 경우 올부터 신제품을 일본과 공동개발해 동시 생산개시하고,일본의 설계와 제조기술을 도입하는 대신 보디와 부품을 수출하게된게 그나마 진일보한 것이다. ◆우리 업계도 정신을 차려 나라를 대표할 우리 고유의 고급차를 생산하고 수출도 해야한다. 그리고 소비자들도 우리가 일본 것이나 다름없는 고급차를 타고 다님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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