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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12·18 대선 전국 기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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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12·18 대선 전국 기류:2)

입력
1992.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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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색채」 뚜렷… 득표율 관심/“표분산 요인없다” 대세몰이 전략/김영삼/“뉴DJ 접목” 20대 중심 침투공세/김대중/현대기반 바탕 「두더지 전법」 주력/정주영14대 대통령선거는 각 후보진영의 지역할거주의 타파주장에도 불구,지역별로 독특한 유권자의 성향을 상당부분 표출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부산·경남은 특이한 「투표문화」를 갖고 있다. 이 특이성은 호남지역이 보유하고 있는 강렬한 정서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으며 14대 대선에서는 호남지역보다 더 뚜렷한 색채를 띨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는 김대중 민주당 후보가 호남권을 아성으로 삼고 있는데 반해 김영삼 민자당 후보는 부산·경남권을 텃밭으로 잡고 있다는 현실에서 뚜렷이 설명된다.

김영삼후보가 부산·경남지역에 대한 대대적 득표공세를 「공명선거분위기」 유지차원에서 자제하겠다고 밝힌 것은 민주당이 호남권에서의 유세를 줄이겠다는 발상과 똑같은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부산·경남이 김영삼후보의 본거지임은 지난 14대 총선과 그후에 있은 당내 대권후보 경쟁 노태우대통령 박태준의원의 민자당 탈당 과정에서 보여준 이 지역주민들의 민감한 반응에서 유감없이 드러나고 있다.

14대 총선당시 부산의 16개 선거구중 2∼3개 선거구는 민자 후보가 약세인 것으로 관측됐었으며 관계기관의 분석자료도 같은 결론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민자당 후보의 전원 당선으로 나타났고 「김영삼대표」는 이 지지를 기반으로 대권후보 경쟁에서 승리,후보와 당권을 장악했다. 총선 직전까지 확보당원과 지지자·고정표 등을 묶어 당선을 낙관하던 한 민주당 후보가 낙선후에 『내 표가 어디로 갔느냐』고 망연자실했다는 얘기는 부산지역의 「투표문화」를 입증하는 증거가 되고 있다. 노 대통령과 박태준의원이 민자당을 탈당했을 때 나타난 「반감」은 서울 등지서 볼때 이상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부산·경남에서는 자연스레 받아들여졌음이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지역도 대통령을 한번 내보자」는 의욕과 가능성에 대한 기대심리가 맞물려 상승작용을 하고 있으며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농도는 짙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바로 부산·경남에서도 호남권에 못지않은 지역주의가 팽배해 있으며 김영삼후보가 소망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이 지역의 유권자들의 낭패감이 상당할 것이라는 점에서 지역감정으로 대표되는 「한국병」의 뿌리도 그만큼 깊다고 하겠다.

민자당이나 김영삼후보가 부산·경남지역의 이러한 열병을 모를리 없으며 민자당은 이 분위기를 십분 활용한 득표전략을 통해 타당 후보의 공략을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김영삼후보측은 지난 87년의 대통령선거 때는 「지역정서」가 비슷한 노태우후보에게 친여 기득층의 표가 분산됐지만 지금은 그러한 후보가 없는데다 김영삼후보가 친여 기득층의 성향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80% 이상의 득표를 자신하고 있다. 13대 대선 당시 부산에서 김영삼후보가 56% 노태우후보가 32.1%,경남에서 김영삼후보가 51.3%,노태우후보가 41.2%의 득표율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이 목표가 결코 무리하지 않다는 얘기이다.

또 13대 당시에는 전국에서 가장 교체가 강한 불교계의 이탈로 적지않은 표가 잠식되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반전되었다는 자체 분석도 이같은 자신감의 또다른 바탕이 되고 있다.

민자당은 부산·경남지역서 김대중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울산의 현대그룹에 기반을 둔 정주영 국민당 후보를 제어할 수 있는 방안강구에 역점을 두고 있다. 즉 도전 가능성이 있는 「적」은 김대중후보가 아니라 정주영후보라는 분석이며 이 분석은 지역 여론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민자당은 그러나 울산을 근거로한 국민당의 득표공세가 시일이 흐를수록 「YS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대세론의 물결에 휩싸여 맥을 추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민자당은 「지역감정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의식,물밑으로 「YS 대통령 분위기」를 조성한후 막판 「대세몰이」를 한다는게 기본 득표전략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부산·경남지역에서의 절대적 열세를 십분 인식하면서도 시민운동 단체와 20대 유권자를 중심으로 침투공세를 펴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서는 당장의 득표율 제고보다 「뉴DJ플랜」을 폭넓게 접목시켜 온건한 김대중후보 이미지를 심는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최고 열세지역에서 「뉴DJ플랜」이 성공만 한다면 이 성공담을 최대의 표밭이자 성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서울·경기지역에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김대중후보가 김영삼후보에 못지않게 부산·경남지역을 순회,학계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목표에서 라는게 이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따라서 이 지역 출신의 이기택대표와 김정길 최고위원이 있지만 야당의 기본 선거전략인 「바람」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인식아래 이 지역에 맞는 선거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주당의 이 지역 최고 목표득표율은 20%선. 민주당은 그 근거로서 지난 14대 총선에서 부산지역 득표율이 19.4%에 이르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대선과 총선의 분위기가 다르고 13대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후보가 부산 9.1%,경남 4.5%의 득표율을 보였다는 점을 상기할 때 예상득표율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미지수이다.

부산·경남지역에서의 최대변수는 국민당의 정주영후보. 국민당은 인구 70만의 울산을 바탕으로 부산·경남지역을 공략하면 울산과 인접한 양산·밀양 등지에서 적지않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부산의 경우도 부산이 갖고 있는 심각한 경제난 등으로 YS지지 분위기가 적지 않게 후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정 후보의 7남인 정몽준의원이 부산·경남 대선본부장을 맡아 상공인들을 중심으로 활발한 침투작전을 펴고 있으며 여기에 현대그룹이 강력한 「협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당은 또 지구당 당원 확충이 시급하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현대계열사 근로자와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한 당원 확충계획을 세워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민당의 정주영후보가 참석한 이 지역 각종행사에 민자당의 김영삼후보 행사보다 훨씬 많은 「유권자」들이 참석하고 있는 것도 당원 확충계획의 일환으로 보여진다. 국민당은 부산 25%,경남 35%의 득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민당은 그러나 특징적 선거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는 「두더지전법」이 선거 막바지에 「두김대결」로 분위기가 압축될 경우 효능을 상실하고 대신 나타날 「YS 대세론」을 무척 경계하고 있다.<이이춘 부산·경남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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