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좋은 동네」 옛소문 맥이어서울 강서구 화곡4동 일명 「능골」 주민 1백여명은 14일 상오 10시부터 한광중·고 뒷산약수터에서 떡과 막걸리,꿀맛 같다는 이곳 약수물로 조촐한 잔치를 벌였다.
이날 잔치는 지난해 사비를 털어 직접 삽질을 해가며 「능골약수」를 개발한 경규복씨(51·건설업)가 1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것. 물통을 들고 약수를 받으러 나왔던 주민들은 경씨를 보자 앞다퉈 악수를 청하며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이 마을은 원래 신곡국교 뒷산과 용문사부근에 약수터가 있어 예로부터 「물좋은 동네」로 소문나 있었지만 몇해전부터 수원이 마르기 시작했다. 이 마을에서 태어나 살아온 경씨는 찔끔거리는 약수터앞에 주민들이 길게 줄을 서고 새치기 시비까지 벌이는 것을 보고 지난해 3월 새 물줄기를 찾아나섰다.
사업자금과 생활비중 일부를 떼어내 3천7백여만원을 마련,풍부한 수원을 찾아낸뒤 지난해 10월부터 인부들과 함께 콘크리트를 섞고 벽돌을 날라가며 취수대·물탱크·지붕을 만들었다.
지난해 11월4일 공사를 마치고 땅주인인 한광중·고의 양해를 얻어 모든 시설을 구청에 기증한 뒤에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 5시30분이면 이곳에 나와 약수터를 청소했다. 또 매일 아침 동네노인정에 약수를 짊어다 주기도 했다.
약수터를 찾아오는 사람은 하루에 줄잡아 1천여명이나 된다.
구두 한켤레로 3∼4년을 견디고 웬만한 거리는 무조건 걸어다니며 알뜰하게 사는 구두쇠 경씨는 그렇게 아낀 돈을 쓸만한 곳에 쓴 「멋쟁이」다.
주민 강강원씨(47·회사원)는 『이 약수터때문에 능골을 더욱 사랑하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이은호기자>이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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