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무역흑자 또 최고치 갱신/“일시적현상” 미에 해명진땀/연말까진 1000억불 돌파 확실시【동경=이상호특파원】 갈수록 늘어나는 일본의 무역수지 흑자는 「구조적 문제」인가,「일시적 현상」인가.
일본 대장성이 13일 발표한 금년 10월중 무역수지 흑자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일본정부는 재빨리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이를 설명했다.
냉전종결 이후 최초로 출범하는 미국 클린턴 정권이 경제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데다 유럽공동체(EC) 통합,점차 증대하는 아시아의 대일 비판 등으로 세계 각국의 일본비난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10월중 무역흑자는 전년동기 대비 51.3% 증가한 1백 8억 9천 3백만 달러로 올들어 누계액수는 8백83억6천만달러에 달했다. 이미 과거최고였던 86년의 8백27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연간으로는 1천억달러 초과가 확실시 된다.
월별 기준으로는 22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기를 상회했다.
문제는 최고기록 경신자체가 아니라 무역흑자를 축소시키는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이다.
일본정부는 엔고를 무역수지 흑자의 주요 원인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엔고가 무역흑자를 가져 오는게 아니라 무역흑자 증가가 엔공현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역적으로도 일본의 무역흑자는 대미뿐만 아니라 대EC,아시아에 있어서도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전세계적인 공통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장성은 흑자 원인으로 ▲국내 경기 후퇴에 따라 철강 동 등 원자재를 중심으로한 수입 감소 ▲컴퓨터 전자부품 등 경쟁력이 높은 품목의 견고한 수출증가 ▲엔고로 인한 달러화 기준 수출가격 상승 등을 들고 있다.
일본정부는 불황속에서의 흑자확대가 「수출 드라이브」때문이라는 외국의 비판에 대해 『엔고에 의한 일시적 현상일뿐 구조적인 것은 아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장성이 내세우는 주요근거는 자동차 등 수량기준에서의 수출감소다.
일본은 86∼88년 대폭적인 흑자에 따라 외국으로부터 「과잉 수출체제」 「폐쇄적인 시장」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이것이 미일 구조협의에서까지 문제가 됐었다.
이러한 경험이 있는 일본 정부로서는 클린턴 정권 발족을 앞두고 『구조적 문제가 아님』을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별로 설득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무역흑자 확대는 국제경쟁력이 뛰어난 하이테크 제품의 수출이 계속 호조를 보이고 있는 탓이기도 하지만 수입품이 침투하기 힘든 시장관행과 농산물 등에 대한 각종 수입규제에 더 큰 원인이 있다.
일본정부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할때 내세우는 자동차의 경우,오히려 자동차가 무역흑자 확대에 결정적인 몫을 했다.
10월중 자동차 수출대수는 51만8천대로 수량은 0.7% 감소했지만 금액은 55억달러로 13.7%가 늘어났다. 올들어 10월까지의 무역흑자 8백83억6천만달러중 자동차가 약 5백억달러,자동차부품이 약 1백억달러 등 약 6백억달러가 자동차 수출관련 흑자다. 일본의 자동차 업체들이 현지생상에서는 대중차 중심으로 하되 수출품은 고급차로 전략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다. 명백한 수출드라이브는 아니더라도 불황하의 흑자증가 현상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일본제품은 전세계적으로 잘 팔려 올들어 대EC 흑자는 전년 동기 대비 19.9%,대아시아는 31.1%가 늘어나 과거 최고였던 91년도 기록을 돌파했다.
그러나 일본으로서는 별다른 대응책이 없는 형편이다. 와타나베(도부항삼) 통산장관은 지난달 경제 대책각료회의에서 『올해는 무역수지 뿐만아니라 경상수지 흑자도 1천억달러선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며 실효성있는 수입확대 대책을 세우도록 각 부처에 지시했지만 경제 종합대책에 2억5천만달러의 정부긴급수입을 추가했을 뿐이다.
통산성측은 『본격적인 국내 경기회복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경기부진에 고전하고 있는 구미각국이 과연 이를 인정할것인지 고심하고 있다. 일본내에서도 『언제 경기가 회복될까』라는 질문은 「천하의 우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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