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상오 10시30분 서울대 정문앞에서는 간경화와 싸우다 지난 12일 숨을 거둔 이 학교 유성환군(23·신문3)의 노제가 친지와 교우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유군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21일 대규모 공연을 열 계획이던 학생들은 영정앞에 흰 국화송이를 놓으며 눈물을 떨구었다.
중3때부터 간질환을 앓아온 유군은 지난해 군복무중 간경화진단을 받았다. 제대후 정기적인 투약과 치료로 버텨왔으나 지난 5월 학교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뒤 힘겨운 투병생활이 시작됐다.
그러나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봉천동 지하셋방에서 노점상을 하는 어머니를 도와 아르바이트로 학비는 물론 생활비까지 벌어야했던 유군에게 1억여원의 간이식 수술비를 마련하기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서울대 총학생회와 신문학과 학생들은 일일찻집,T셔츠 판매,영화상영 등 대대적 모금활동을 벌였고 관악미화녹지회,관악경찰서 등 각계의 온정이 잇따라 2천5백여만원이 모였다.
학생들은 21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가수 1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자선콘서트를 열기로 하고 동문선배와 기업체들을 찾아다니며 후원을 부탁했다.
그러나 13일 상오에야 뒤늦게 유군이 숨졌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공연을 포기하려던 학생들은 고심끝에 자선공연을 「성환군 추모와 투병학우돕기 기금마련 공연」을 바꿔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다.
부총학생회장 송욱군(22·섬유공 4)은 『공연수익금을 투병학우돕기 기금으로 적립,더 이상 돈때문에 생명을 잃는 학우가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이희정기자>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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