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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표를 잡는 방법/이성춘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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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표를 잡는 방법/이성춘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2.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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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서 공짜란 없다. 씨뿌리고 열심히 가꾸면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듯이 오랫동안 유권자들에게 참된 심부름꾼이란 확신을 심어주고 노력하면 표는 틀림없이 나오게 마련인 것이다.전체 유권자중 가장 핵심적인 세대계층은 20∼30대,이른바 청년과 여성표다. 2차대전이후 구미 각국의 정당들은 각종 선거 때마다 젊은표를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공약을 경쟁적으로 제시해 오고 있다. 즉 이들에게 내일의 각계의 기둥이라는 확신을 심어주고 또 능력에 따라 진출 성장할 수 있도록 하여 긴 안목에서 지지층을 확보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후보와 정당들은 선거때 젊은층과 여성들의 표에 별다른 배려를 하지 않았다. 으레껏 틴 에이저 정도로 보고 기성세대가 가르치면 그대로 따르는 것으로 여겼다. 이들이 선거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괴력을 갖고 있음을 간파하지 못했던 것이다.

20∼30대 표가 결정적으로 위력을 과시한 것은 85년 12대 국회의원선거 때로서 신당(야당) 돌풍의 원동력이 됐던 것. 암울했던 유신과 5공기간의 나라전체를 뒤덮은 억압적 분위기에 반발,민주화에 대한 욕구를 표를 통해 분출시켰던 것이다.

지난 14대 총선 때의 통계를 보면 유권자 2천9백90여만명중 20대가 30.5%,30대 26.7%,40대 17.3%,50대 이상이 25.5%로 젊은층인 20∼30대가 무려 57.2%이고 40대 이상이 42.8%다. 9개월후인 오는 대통령선거 때는 젊은층의 비율이 더 늘어난 것으로 예상된다. 한마디로 대선의 당락은 20∼30대의 표가 판가름 지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들 세대는 20세에서 40세까지 20년이라는 거리가 있지만 6·25 동족상잔을 모르는대신 빈곤과 산업화 과정에 이은 경제자립을 체험했고 정치적으로는 민주화 헌정 중단에 의한 반민주­독재 등이 반복되는 기간에 성장했으며 개인적으로는 꿈을 키워야 할 사춘기를 몽땅 괴로운 입시준비로 허비했다.

오늘날 이들중 30대의 일부는 가정을 이루고 각계의 막내 내지 중견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아직도 대다수는 자리를 잡지 못했거나 푸대접 속에 생활하고 있다.

이들의 바람은 무엇일까. 대체로 안정된 직장과 장래에 대한 보장,사회와 국가발전에 참여,인간다운 대우 등으로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여성들은 모든 면에서 부당한 처우와 소외감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이에 대해 오늘날 각당의 대선 공약은 별로 새로운 것이 없다. 70년대 이래 선거 때면 장식용으로 내건 것을 또다시 약간 손질해서 내놓은 것에 불과하다. 이래 가지고서야 젊은층을 어떻게 끌어 들일 수 있겠는가.

이들이 말로만의 내일의 역군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고 응분의 사람대우를 받고 재능을 발휘할 수 있으며 각 분야에서 진취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과감한 사회개혁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들이 적어도 오늘은 미흡하지만 꿈과 희망과 기대를 갖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실현성있는 확고한 미래에 대한 비전을 내놓는 일이 중요하다.

최근 청년층을 의식,민자당이 「신한국 창조를 위한 청년시대 선언대회를,민주당이 「화합과 개혁을 위한 문화축제」를 연 것 등은 하나의 변화이지만 이 정도로는 안된다.

이제 각당과 후보들은 20∼30대를 보는 눈이 달라져야 한다. 이들을 장래 각당의 지지세력이자 중견세력으로 만들기 위해서도 이들의 바람과 희망을 정확히 파악한뒤 이에 상응하는 새로운 생산적인 대책을 제시하는 일이 시급하다.

이들을 구태의연한 불법 선거운동에 염증을 느껴 투표권을 포기하게 할 것인가,아니면 스스로 투표소를 찾게 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후보와 각당의 노력에 달려있다. 이는 곧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임은 말할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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