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활건 승부처… 대접전 예고/“바람없어 유리” 상당한 우위 주장/김영삼/“전통적 야성” 역대 1위 재현 총력/김대중/“반 양김정서 확산” 표연결 안간힘/정주영제14대 대통령선거서 누가 당선되느냐의 관건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유권자들의 향배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도권은 거의 반수에 가까운 유권자의 분포(전국선거인수의 44.3%),부동층이 많은 유권자 성향,가장 적은 후보별 득표편차 등의 특성 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이번 선거 역시 지역별 투표성향의 특화가 두드러질 수 밖에 없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따라서 수도권은 이번 대선의 승패를 좌우하는 최대의 승부처이다. 그럼에도 수도권의 대선기류는 선거공고일을 불과 6일 앞둔 현재까지 차분하기만 하다.
유권자들로부터의 각 후보별 지지도 반응은 여전히 미약한 상태이다.
민자당의 김영삼 민주당의 김대중 국민당의 정주영후보 등 세후보 진영은 일찍이 이곳의 중요성을 십분의식,상당한 자금과 조직을 통입해 집중공략을 해오고 있으나 아직 후보별 우열을 가릴만한 조짐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 유권자는 차분하고 후보진영은 선거운동을 가열시켜가고 있는 곳이 바로 수도권의 대선기류인 것 같다.
이곳 유권자들의 차분한 반응은 대선중반께인 12월초 이후까지도 계속 이어지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권자들의 「차분함」은 거꾸로 후보들간의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는 대목이 된다.
정권의 향배를 가름할 대통령 선거에 걸맞는 정치적 긴장감은 아직은 찾아볼 수가 없다. 특이한 쟁점도 없고 「바람」도 일지않고 있다.
특히 한때 관심을 끌었던 「양김」대 「반 양김」의 대결구도가 어려워진 점과 중부권 신당 등의 얘기도 실종돼 버린 현실이 수도권의 고요를 가중 시키고 있다.
세계적 변화추세에도 불구하고 독특하게 전개돼 가는 우리의 정치 상황,그리고 이로부터 가중되는 혐오감에 가까운 정치적 무관심이 수도권 유권자들의 무관심 증후군을 부채질하는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각 후보 진영은 자신들의 우세를 주장하며 유권자 관심 끌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사조직을 동원한 당원배가운동,후보들의 각종 직능단체 접촉 등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김영삼후보 진영은 지난 87년 대선결과를 예로들며 우세를 자신하고 있고,김대중후보 진영은 수도권의 전통적 야성과 역대 선거에서의 1위 득표를 내세우며 이를 굳히려 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정주영후보는 기존 정치인 및 양김을 식상해하는 수도권 유권자들의 「높은 정치적 수준」을 주장하며 해볼만한 싸움터라고 생각하고 있다.
세후보 모두 그럴만한 이유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영삼후보 진영은 87년 대선 당시 서울에서 노태우후보가 획득한 30.0%의 득표와 자신이 얻은 29.1%의 득표율을 합산할때 어느 정도의 이반현상이 있더라도 40%선 안팎의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대중후보 진영은 역시 87년 대선 당시 자신을 포함,노태우·김영삼 세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였음에도 32.6%의 가장 높은 지지율을 획득했음을 감안,이번에도 상당한 표차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또한 14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득표율 37.2%로 민자당의 34.8%를 앞지른 사실도 내세우고 있다.
정주영후보 진영의 생각도 만만치 않다. 14대 총선 당시의 국민당 바람이 수도권 유권자들 사이에 여전히 남아있고,특히 신당과의 통합추진 등 반 양김 정서의 결집이 어느정도 성사될때 수도권에서 매우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수도권 유권자들은 14대 총선을 기준으로 할때 서울 7백34만6천여명,인천 1백29만8천여명,경기 4백19만3천여명을 합쳐 1천1백53만9천여명이다.
87년의 대선결과는 이 곳에서 유효투표의 35%선을 획득할 경우 무난하게 당선권에 진입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특히 부산·경남권과 호남권에서 각각 높은 득표율이 예상되는 양김 후보중 어느 누구라도 이곳에서 선전해 득표차를 크게 벌릴 경우 승리를 거머잡을 수 있게 된다.
수도권은 투표성향에서 대체로 세가지의 유형을 띠고 있다. 서울은 상대적으로 야성이 강하고,경기도 북부는 강원도와 유사하게 여성이 강하며,경기도 남부는 서울과 유사한 득표성향을 보여왔다. 또한 인천은 경기도 북부와 남부와 혼재하는 성향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 출마한 세후보는 굳이 야성과 여성을 구분짓기 힘들게 되어 있다. 여야의 개념이 사라진데다 김영삼후보의 경우 불과 2년전까지 전통적 야인으로 어느 정도는 야성의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런가하면 김대중후보는 여권 프리미엄이 없어진 틈새를 온건 이미지 구축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정주영후보도 마찬가지이다. 보수세력의 지지기반을 갖고 있으면서도 제1당의 후보는 아니다.
따라서 세후보는 수도권에서 치열한 표싸움을 벌여야할 형편이다. 세후보 진영은 수도권 전략에 사활을 걸어놓고 있다.
김영삼후보 진영은 수도권에서 쟁점과 바람이 없음에 십분 유의하고 있다. 김대중·정주영후보가 선전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이미 수도권 대책단이라는 별동대를 구성해 취약계층의 침투와 각종 직능별 조직에 활발한 접촉을 계속하고 있다.
YS의 개혁 이미지와 국정의 안정적 운영을 내세우며 득표목표를 35∼40%선으로 잡아 놓고 있다.
김대중후보 진영은 이곳에서 「승부를 낸다」고 벼르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의 1위 득표를 감안해 중부권에서의 취약점을 이곳에서 보안하려 하고 있다.
김 후보 진영은 정치인의 도덕성과 대통령 자질론을 쟁점화시키는 한편 20∼30대의 청년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것을 1차적인 전략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의 선거에서 「졸전」해온 인천과 그 주변 지역을 주공대상으로 삼아 총력전을 펴온게 상당한 효과를 보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주영후보 진영은 부동표가 가장 많은 수도권에서 반 양김의 기류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를 득표에 연결시키기 위한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자체 여론조사 결과 경기지역에서는 정 후보가 2위로 1위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게 국민당의 자체분석이다.
특히 수도권에 밀집한 중소상공업자와 30∼40대 봉급생활자 사이에 정 후보의 지지도가 높다고 보고 경제문제를 내세우며 이들 계층에 대한 집중 공략에 나서고 있다.<이종구 정치부장 대우>이종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