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별 12명씩… 일부기 전원 특정지역 출신/소장 장교들이 실체 폭로 “군내정풍” 주목「하나회」에 이은 군내 육사출신 장교들의 사조직 「알자회」 파문은 군내에 아직도 사조직이 존재한다는 점과 이 조직의 실체가 소장 장교들에 의해 폭로됐다는 점에서 구태의연한 군의 모습과 달라지는 군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3공화국에서 5공화국까지 군안팎에서 위세를 과시했던 하나회가 육사 11기를 정점으로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군요직을 장악해 왔으나 누가 회원이며 어느 기수까지인지 잘 드러나지 않은데 반해 「알자회」는 가입되지 않은 다수 육사출신 영관 장교들에 의해 실체가 드러난 점에서 대조적이다.
대다수 육사출신 장교들에 의한 군내 사조직 폭로·관련자 척결조치 건의는 군정풍의 시발로 해석할 수 있다.
「알자회」는 5공화국 때인 83년 태동,그동안 10여년 가까이 활동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대위였던 육사 34기생(78년 임관·현재 중령) 일부를 중심으로 결성된 「알자회」는 기수별로 12명씩 회원을 확보,현재 육사 43기 출신 대위들까지 1백20여명으로 회원이 늘어났다.
이제 막 일선 군부대 등의 대대장을 마치거나 재직중인 34기 중령부터 신임대위(중대장급)인 43기에 이르기까지 이 회의 영관·위관급 장교들이 군내에서 얼마만큼 영향력을 형성했는지는 자세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군당국도 『영관·위관 장교들이 무슨 힘이 있어 파워그룹을 형성했겠는가』고 의미를 애써 축소하고 있다.
「알자회」 조직은 이 회의 가입기수이기도한 육사 38기 출신 소령들에 의해 성토되며 표면화됐다.
지난달 11일 육사 38기생 1백59명이 임관 10주년을 맞아 모교에서 가진 동기회에 「알자회」 회원 12명이 진급·보직 등에서 특혜를 받고 있다며 이들을 동기회에서 제명키로 결의하고 선후배 기수에 가입자들을 문책할 것과 군수뇌부에 진상조사와 관련자 엄중조치 등을 건의하기에 이르렀다.
군내 일각에서는 「알자회」가 5공화국때 군 안팎에서 위세를 떨쳤던 「하나회」의 후신으로 일부 회원들의 이름이 노출되자 이름을 「알자회」로 바꿨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알자회」라는 묘한 이름이 「서로 알고나 지내자」는 친목성격에서 생겨난 것이라는 군당국의 설명에도 불구,핵심을 뜻하는 「알짜」라는 의미가 감춰져 있다는 시각도 여기서 비롯되고 있다.
특히 「알자회」 38·39기 회원들의 경우 전원이 경남·북 등 특정지역 출신이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김진영 육군 참모총장이 취임직후인 지난 2월 대대장급 이상 전지휘관들에 내린 지휘서신(제1호)을 통해 군내 종적 사조직 전면 해체령을 내린지 9개월여만에 「알자회」 파문이 터져 나오자 육군은 지휘서신 위반으로 간주,「알자회」 해산조치와 함께 이 회에 소속된 노른자위 근무자들의 보직을 해임,야전으로 전출시켰다.
이번 파문을 계기로 군의 정풍을 위한 군내의 자생적 움직임은 보다 확산될 것으로 전망돼 전환기 군의 위상정립이 주목되고 있다.<안재현기자>안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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