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유입되고 있는 핫머니(단기성 투기자금)에 대해 정부가 서투르게 대응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월부터 자본시장을 부분적으로 개방했으므로 일단 자본시장을 열어 놓으면 핫머니가 찾아드는 것은 당연하고,따라서 이에대한 대비책이 강구돼 있어야 했는데 그렇게 용의주도하지 않았던 것 같다.최근 증시의 주가는 급등에 따른 반락현상을 보이고 있으나 급격한 기복,특히 지난달 17일부터 지난 9일까지 20여일동안 주가를 급상승시킨데는 외국투자자의 유입자금이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이 자금이 곧 빠져나갈 투기자금,즉 핫머니냐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견해가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행태로봐서 핫머니로 추정해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
핫머니는 아니든간에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대량 유입은 이돈이 원화로 환전돼 투자되므로 통화량을 증대시키고 물가상승의 요인이 된다. 또한 국제수지(경상수지)를 개선시켜 원화의 미달러화 환율을 높여주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따라 원화의 절상을 불러 우리의 대외수출을 불리하게 하는 것이다.
재무부와 한은에 따르면 9일 현재까지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금은 18억7천만달러. 연초 증시개방시 15억내지 20억달러는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기에 놀라운 규모는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외국투자자의 자금유입은 침체해왔던 증시를 부양시키는데 지렛대 노릇을 한것이 사실이다. 이것을 순기능이라한다면 통화량 증대와 환율절상 요인은 역기능이다. 증시의 안전을 감안한다면 외국자금이 먹고뛸때에 대비해서도 완충장치를 마련해놓아야 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에대한 대처방안을 커녕 유입 외국자금의 통화증발과 환율절상 영향에 대처하기도 급급하다.
재무부와 한은은 외국자금 유입이 해외부문에서 발생한 통화압력이므로 해외부문에서 수습하기 위해 은행들의 외화대출 재원조달을 위한 뱅크론을 억제하고 기업의 해외차입도 재조정키로 했다고 한다. 한은은 산업은행 등 개발기관들이 도입하려던 1억7천만달러의 장기차관 차입을 늦추게하고 또한 포철 등이 해외증권 발행을 통해 이미 도입,예금형태로 예치해두고 있는 외화중 약 3억달러를 국내은행 해외지점으로 이체할 것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은은 해외부문뿐 아니라 국내 부문에서도 통화채 배정증대,시중은행의 지불준비금 감독 엄격 등 통화관리를 강화했다.
한은은 또한 시중은행에 대해서 재태크보다는 중소기업 등에 대한 대출확대 등 건전한 영업활동을 촉구했다. 한은의 이러한 일련의 통화관리 강화 조치들은 자금시장의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은행간의 콜금리,회사채금리,CD(양도성 예금증서) 유통수익률 등 실세금리 등이 반등,1∼2% 가량 올랐다. 기업의 자금 가수요도 다시 나타났다. 부작용이 크다. 핫머니에 대한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책은 없는가. 우리 금융체계의 선진화와 그에 필요한 여건조성을 서둘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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