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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산,13년만에 재기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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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산,13년만에 재기 “시동”

입력
1992.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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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호텔신라와 합작… 연 백억수익 예상/강남터미널 부지에 복합빌딩 신축 허용따라율산이 13년만에 재기의 발판에 올라섰다.

지난 79년의 도산이후 율산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서울 강남의 호남고속버스터미널 1만9천여평의 부지에 대해 수도권정비심의위원회가 12일 드디어 백화점과 호텔 등의 복합빌딩 신축을 허용했다.

이에따라 율산은 이곳에 신세계백화점과 호텔신라 등 2개 회사와 합작,연면적 4만7천평 규모의 16층짜리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됐다. 율산은 도산직후인 81년부터 H기업,J공사 등 사업주를 번갈아가며 이 사업을 줄기차게 추진해왔으나 채권은행과의 채무이행 문제,도심교통유발문제 등이 걸려 번번이 실패를 거듭해왔다. 이번에도 난관이 예상됐는데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전격결정됐다.

이번 사업은 율산의 전 회장인 신선호씨(45)가 운영하는 서울종합터미널(주)이 땅을 내놓고 신세계백화점과 호텔신라가 건물을 지어 백화점은 신세계가 임대하고 호텔은 호텔신라가 위탁경영하는 방식을 취하게 된다. 총공사비 8백60억원은 신세계와 호텔신라가 부담하게 된다.

이 건물이 완공되면 율산은 최소한 연간 1백억원 가량의 수익을 올리게 되며 해가 갈수록 수입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 큰 수입원은 백화점 임대료로 전체 매출액의 1.7%를 받도록 계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백화점 매출액이 4천억∼5천억원선으로 전망되므로 연간 80억원 가량의 수익금이 나온다는 계산이다. 그밖에 대형서점 운영 수입,주차료 수입,기타 상가임대수입 등이 있다.

율산의 부채는 지난 6월말 현재 서울신탁은행 등 9개 채권은행에 원금이 4백34억원,13년간의 이자가 8백28억원 등 모두 1천2백62억원이다. 율산의 수입은 해마다 더욱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10년 정도면 부채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율산은 이 땅을 지난 77년에 불과 16억원에 서울시로부터 매입했다. 현재 시가는 3천억원을 훨씬 웃돌아 2백배 이상 불어난셈. 더구나 이 땅은 79년 도산 당시 「고속터미널을 완공한 후 소유권을 이전한다」는 매입조항 때문에 소유권이 그대로 서울시에 남아 있었던 덕에 공매를 모면했다.

이번 사업허가는 이 사업의 추진에 13년동안이나 전력을 기울여온 회사로서는 더 없는 행운이지만 사회적으로는 부동산 가격 폭등의 실상을 다시 한번 보여준 대표적인 예로 기억될 것이다. 또한 당초 계획보다 건물층수를 줄였지만 주변 교통체증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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