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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백악관 입성 본격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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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백악관 입성 본격 채비

입력
1992.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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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군행사 첫 안보관 피력/부시와 곧 정권인수 회담/클린터노믹스 검증 착수/차기각료 인선도 급피치클린턴 차기 미 대통령이 10여일동안의 칩거에 벗어나 백악관 입성채비를 본격적으로 서두르고 있다.

클린턴은 선거유세를 통해 자신이 집권하면 「레이저와 같은 속도로」 미국 병인 경제난을 치유하겠다고 공언한바 있다. 그러나 그는 당선확정이후 10여일동안 자신의 본거지인 아칸소주의 리틀록에서 칩거하며 전면에 나서길 꺼려했다. 유럽공동체(EC)의 농업보조금 지급을 둘러싼 「무역전쟁」의 발발 가능성이 고조됐을때도 원칙론만을 거론하고 넘어갔다.

일부 어론에서는 이를 클린턴이 선거전을 통해 지나치게 부풀려 놓은 국민의 지나친 기대감을 누그러뜨리려는 「계산된 잠행」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클린턴은 이러한 시각을 불식시키려는듯 11일 리틀록에서의 재항군인의 날 기념행사 참석을 시발로 공적인 움직임을 본격화 됐다. 클린턴은 12일 당선후 처음으로 공식기자 회견을 갖고 차기 행정부의 정책기조를 천명한데 이어 내주에는 부시 대통령과 정권 교체작업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클린턴 당선자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향후 4년간 미국의 진로와 위상에 대한 자신의 정책구상을 드러내며 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물론 클린턴의 의욕과 열정에 대한 정계의 시각은 교차하고 있다. 일각에선 『기로에 선 미국의 재건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긍정론이 있는 반면 『부시 행정부의 정권누수를 가속화하는 몰상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아무튼 집권에 대비한 그의 발빠른 행보가 향후 미 행정부의 정책윤곽을 짚어보는데 중요한 지표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우선 클린턴이 11일 재향군인의 날 기념행사를 통해 행한 연설내용은 클린턴 행정부의 안보정책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긴요한 바로 미터다.

클린턴은 이날 『탈냉전의 시대조류에 맞춰 군사력 규모의 축소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나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국제정세가 아직도 위험하고 불확실하다』는 전제아래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의 책임을 완수하는데 진력하겠다』는 신념을 밝힘으로써 군사력을 통한 미국의 국제 영향력을 고수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물론 그의 이같은 국방정책 의지는 대선과정을 통해 이미 밝혀진 유세내용과 별반 차이가 없으나 그가 당선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이를 재확인 했다는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클린턴은 이전부터 향후 5년간 미국의 전체 국방치를 1천억달러 삭감한 1조3천6백억달러로 정하고 총병력도 현재의 1백80만 수준에서 40만을 감축하기로 하는 등 군비삭감을 「제1원칙」으로한 국방정책으로 의회내 일부 보수세력 및 군부로부터 적잖은 우려의 시선을 받아왔다.

그러나 클린턴이 이날 「세계 최강의 군사력 확보」라는 대전제를 공식적으로 재천명한 것은 부시 행정부의 국방정책 기조를 일관성 있게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와함께 그는 냉전이후 더욱 뚜렷해진 국제질서의 해빙무드에 불구하고 『미국의 전쟁실종자 및 포로(MIA·POW) 문제에 협력하지 않는 나라들과는 관계 정상화도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혀 그의 외교정책의 일단을 드러냈다. 이 문제에 대한 클린턴의 단호한 입장표명은 특히 차기 행정부 집권이후 미국과의 수교협상을 가속화하려는 북한과 베트남에 대한 공개적인 메시지로 보아도 무방하다.

외교·안보 노선에 대한 클린턴의 구상보다 뚜렷한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경제문제에 관한 그의 정책의지다. 클린턴은 당선이후 재계 지도자 및 경제 전문가들과의 연쇄회동을 준비하는 한편 자신의 경제정책인 「클린터노믹스」의 이론적 타당성과 현실적응력에 대한 체계적인 검증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클린턴 당선자가 역대 대통령 당선자와는 달리 행정각료중 재무장관과 예산실장 등 경제관련 책임자들을 먼저 선임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그의 경제정책 우선 원칙을 반영하는 증좌이다. 또한 클린턴은 역대 최고인 7% 수준의 실업률을 해결하기 위해 유권자들에게 공약했던 「1백일 실업자 퇴치작전」의 세부계획을 조속한 시일내 공표하겠다면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클린턴은 이와함께 차기 행정부 각료의 인선작업에도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클린턴 진영은 이를위해 각료의 인선기준이 될 새로운 윤리지침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클린턴이 이렇게 취임준비를 서두르는 이유는 정권교체 과정에서의 행정공백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당위적 이유도 있지만 날이 갈수록 불거지는 클린턴 진영내 불화설도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의 당선에 따른 논공행상으로 분열위기에 있는 클린턴 진영내 선거참모간의 내부갈등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는 클린턴의 포석이 깔려 있다는 관측도 설득력 있게 나돌고 있다.<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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