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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이념 구현” 진통… 경제난·극우폭력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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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이념 구현” 진통… 경제난·극우폭력 겹쳐

입력
1992.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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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마음의 벽」 통일 독일 새 고민/베를린장벽 붕괴 어제 3주년동서냉전의 상징물이었던 독일의 베를린장벽이 희망과 기대속에 무너져 내린지 9일로 3주년을 맞았다.

베를린시는 헬무트 콜 총리와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 등 베를린장벽 붕괴에 직·간접적으로 공헌한 정치 지도자를 베를린 명예시민으로 추대하는 등 이날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다.

베를린장벽 붕괴에 환호하던 독일인들은 그동안 통일실현으로 고양된 감정과 냉엄한 현실인식간의 거리를 메우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들은 이데올로기를 대체할 수 있는 통일 독일의 새로운 국가이념 구현에 진통을 겪어왔다. 고통스런 거듭나기 과정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은 이미 3년이 흘렀지만 국가전반에 걸쳐 계속되고 있다.

서독정부는 통독 2년동안 막대한 통일비용을 감내하느라 건실했던 서독경제 각분야에 많은 주름살을 남겼다. 동독지역의 경제재건을 위한 과도한 공공진출은 막대한 재정적자로 이어졌고 물가상승과 세금인상을 유발해 경제의 기본틀마저 휘청거리게 만들었다.

특히 인플레를 잡기위한 고금리정책은 독일은 물론 전세계의 경기회복을 더디게 하는 장애요인으로 나타났다. 또 임금인상 억제방침은 노사갈등을 심화시켜 통독이후의 경제 후유증을 더욱 부각시켰다.

더욱 큰 문제는 동서독인간에 형성되고 있는 「마음의 벽」이다.

이 벽은 가뜩이나 심각한 경제적 난국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극우세력의 폭력행위 등 사회불안을 야기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동서독인간의 마음의 벽은 구시대를 청산하는 장벽 재판에서 더욱 높아진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장벽 재판선 재판대에 선 12명의 구 동독 수비대원중 1명에게 3년6개월의 실형이 선고되고 5명에겐 집행유예,다른 6명은 무죄로 풀려났다.

그러나 이는 동독인에게도 서독인에게도 만족한 결과가 아니었다.

특히 발포명령의 최종책임을 질 구 동독의 국가원수 에리히 호네커의 재판결과는 또다른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이같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독일인들간에는 통일의 앞날을 긍정적으로 보는 인사들도 적지 않다. 독일의 일부 경제연구소측은 독일의 경제가 금년을 고비로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며 동서독 통합으로 인한 경제 잠재력은 세계를 마르크화시대로 몰고갈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베를린장벽 붕괴 3년을 되돌아볼 때 감정보다는 현실을,분열보다는 수용의 자세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교훈으로 남겨주고 있다.<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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