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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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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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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도 망국병의 하나이다. 한번 빠지면 손을 뗄 수가 없어 패가망신하고 사회기풍과 근로의욕마저 훼손시킨다. 그래서 도박을 법으로 엄히 단속한다. 하지만 국민의 건전한 여가와 오락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당국의 허가를 받은 합법도박이 늘어나면서 그로 인한 폐해가 엄청나다. 연쇄자살 및 구속사태를 빚은 최근의 쑥대밭 경마에 얽힌 추문사건,그리고 호텔마다 들어서 영업이 번창하고 있는 소위 빠찡꼬가 그 주인공들이다. ◆우리 경마도 연간 외형이 1조원이 넘고,2백여개 합법 빠찡꼬 업소서도 그에 못지않은 수입을 올린다. 몇해전 나온 어느 도박백서가 전국에 무허가업소까지 합쳐 4만3천여 도박업소가 있고 5백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연간 1조8천억원을 날린다고 폭로했음을 상기하면 지금은 피해규모나 도박병도 더욱 확산됐음이 분명하다. 방탕한 재벌 2세는 물론이고 많은 택시기사들마저 경마에 빠져 수입금은 물론 전세돈마저 날리고 있고,호텔 빠찡꼬에 빠져 가산을 탕진했다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대법원이 『빠찡꼬는 오락이 아니고 사행행위』라고 판시,관광호텔 빠찡꼬 업자들이 당초 허가받은 영업기간을 연장하려는 기도에 쐐기를 박은 것은 주목된다 하겠다. 이같은 판결은 현재 법원에 계류중인 21건의 같은 내용 소송사건 처리에 결정적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사법부의 이름으로 합법도박의 사행성과 해독을 경고하는 의미도 담겨있어 여러모로 바람직하다 하겠다. ◆최근 미국서 나온 「기회의 전당」이란 책에는 날로 확산되는 합법도박의 실태와 피해가 폭로되어 있다. 존스턴이라는 기자의 추적 취재로 집필된 이 책은 합법도박 업자들이 돈벌이만을 위해 국민들에게 불치의 도박병을 퍼뜨리고 있고 한해 피해만 32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의 돈을 앗아 몇사람만 살찌우는게 바로 도박의 정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말썽이 잇달고 있고,오락이 아닌 사행행위라는 대법원 판결마저 나온 마당이면 당국의 도박대책도 보다 철저히 재조명되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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