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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설」 구속 그후/남대희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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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설」 구속 그후/남대희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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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즐거운 사라」 때문에 마광수교수(41)가 구속된뒤 연세대는 연일 마 교수의 석방을 요구하는 교수·학생들의 집회와 성명서로 뒤숭숭하다.「현대문장연구」 「수사학」 등 마 교수 과목 수강생들은 「교수없는 강의시간」을 번번히 대책토론으로 때우고 강사들은 결의문과 탄원서를 준비하며 한목소리로 「마 교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89년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출간이후 마 교수에게 전공강의를 금지하는 자체 징계를 했던 국문과 교수들도 그의 석방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교수들은 그의 문학작품의 가치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하고 있다.

오히려 학계의 자정기능을 무시한 검찰의 구속수사에 대한 반발이 자칫 마 교수의 작품세계를 옹호하는 것처럼 비쳐질 것을 꺼리고 있다.

국문과의 한 교수는 자신의 이름을 앞세워 보도한데 대해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표시하고 『동료로서 안타까움과 분노를 느끼지만 문학적 견해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 마 교수 석방운동의 주동 교수인양 취급하지 말아달라』고 신신 당부했다.

국문과 대학원생은 대자보를 통해 『마 교수,구속은 여러모로 부당하므로 먼저 석방돼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석방된 이후 마 교수는 굳이 대학에 남아있을 필요가 있을까』라고 반문하고 있다.

그는 『자유분방한 사고를 실천하기에 급급한 마 교수는 대학교수라는 직함으로 불량상품의 포장할 필요없이 당당하게 소설가로 전업하라』고 충고했다.

수강생 대책토론회에 참석한 한 여학생도 『마 교수 구속에는 반대하지만 다른 문제도 아닌 외설시비에 얽힌 교권문제를 두고 제자들이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는 사실이 수치스럽다』고 말했다.

사립학교법상 재판결과에 따라 마 교수를 자동 퇴직 또는 수년간 복직금지해야 할 시점을 앞두고 교수·학생들의 「교권수호」 「수업권 보장」 요구는 갈수록 절박해지고 있다.

그러나 아무도 선뜻 그의 문학을 옹호하고 있지는 않다. 검찰의 조치에 대한 반발과 분노,마 교수에 대한 동정이 그를 문학적 순교자로,「즐거운 사라」를 생명력있는 베스트셀러로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착각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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