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무차별 도살로 멸종위기/하지홍교수일가 혈통보존 심혈 20년/10년 뒤쯤엔 일반분양도 가능지난 6일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백화점 광장에서는 우리의 토종개인 삽사리(일명 삽살개)를 소개하는 「천연기념물 368호 삽살개 전시회」가 열려 애견가를 비롯,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8일까지 열리는 전시회를 마련한 하지홍 경북대 교수(40·유전공학)는 아버지 성진씨(74)에 이어 멸종위기에 처한 삽사리를 찾아내 20여년간 연구·혈통보존에 전념한 끝에 지난 3월 마침내 천연기념물로 지정케한 주인공이다.
『집안의 악귀를 쫓는다는 뜻을 지닌 삽사리는 통일신라이후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었던 순수 우리개입니다』
하 교수는 장승업의 10폭병풍,김홍도의 경작도 등 풍속화,춘향전에 나오는 「규화밑에 삽살개 짖는구나」라는 구절,훈몽자회에서 견을 「가히 개 속칭 삽살개」로 풀이할 만큼 삽사리는 서민과 친한 동물이었다고 말한다.
삽사리가 급작스럽게 자취를 감춘 것은 일제가 일본군의 방한복 재료로 쓰기 위해 매년 30만∼50만마리를 조선원피주식회사를 통해 무차별 도살하면서.
해방뒤엔 스피츠·도사·셰퍼드·포인터·푸들 등 외국개가 애완견의 대명사인양 인기를 끌면서 멸종위기에 처했다.
경북대 농대교수이던 하 교수의 아버지는 69년 제자 2명과 함께 고문헌을 토대로 삽사리를 찾아 전국을 누빈끝에 강원도·경북의 오지에서 30여마리를 찾아내 농장에 대려와 길렀고 유전공학을 전공한 아들 하 교수가 유전자연구 등을 통해 혈통을 보전해 냈다.
『삽사리는 온몸이 긴털로 덮여 눈이 거의 가려있고 귀가 누웠으며 주둥이는 비교적 뭉툭하게 생긴 순박한 모습이에요. 용맹하고 충성심도 유달리 강합니다』하 교수의 삽살개 예찬은 끝이 없다. 삽살개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자 요즘은 비슷한 외국개가 삽사리로 둔갑해 거래되기까지 한다.
현재 하 교수가 기르고 있는 삽사리는 1백50여마리. 이중 청삽사리 황삽사리 등 12마리를 끌고와 공개하고 있다.
하 교수는 10년 뒤쯤에나 똑똑하고 귀여운 삽사리를 일반 분양키로 하고 그때까지 체계적 혈통서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한다.<이동국기자>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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