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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내각 한달/조재용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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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내각 한달/조재용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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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승종 국무총리는 8일로 총리직 취임 한달을 맞는다. 현 총리의 한달을 유달리 유념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그가 중립적 선거관리를 임무로 하는 「한시·목적내각」의 상징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승종 내각의 이같은 특수성이 대통령의 당적 이탈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의 부산물이라는 점에서 비롯되고 있음도 물론이다.그러나 벌써부터 기승을 부리는 각당의 불법·탈법행위들을 볼때 총리직 수락여부를 놓고 「깊은 고민」을 하던 현 총리의 한달전 행적은 새삼스럽게 떠오르는 느낌이다.

현 총리의 당시 고민은 중립내각의 실체적 개념에 대한 불확실성,이에따른 회의감 등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해되기도 했지만,이는 비단 현 총리 혼자만의 느낌은 아니었다. 이렇게 볼때 지난 한달간 현승종 내각의 행보는 중립내각의 개념과 행동반경을 스스로 구축해온 과정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현 총리는 취임직후 사정관계 장관 회의를 시작으로 7일까지 선거관계 장관 회의를 두차례 가졌고 이 회의를 매주 열도록 정례화시켰다. 실무급 회의도 여러차례 병행됐다. 현 총리는 또 윤관 선관위원장을 따로 만나 공명선거 관리를 위한 정부의 적극 지원을 다짐하는 이례적인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아마도 이 과정을 통해 내각은 대외적으로 중립의지를 확실히 과시하고 내부적으로 자기다짐을 공고히 하게 됐으리란 생각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중립내각 한달의 평점에 인색할 이유는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뒤집어 말한다면 앞으로 남은 기간 현승종 내각이 거쳐야 할 시험대는 더욱 예측할 수 없을 것이란게 공통된 지적이다.

정당들의 선거운동 행태가 조직과 자금을 토대로 한 세과시 방식의 타성을 벗어나지 못하는게 주어진 현실이고 보면,법적용의 한계가 무한대일 수 없음도 엄연하다. 중립내각의 성패여부가 바로 이 경계선상에서 판가름난다는 것을 정부 관계자들도 잘알고 있다.

그리고 이 대목은 역설적으로 중립내각에 고도의 정치력이 요구됨을 의미한다는 생각이다. 자칫 염단의 엄포,혹은 법적용의 「산술적 균형」에나 집착하는 「실무내각」으로 자족한다면 현 총리의 한달전 고민은 퇴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각 정당들이 이 틈새를 노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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