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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안건 저작권 공방/양대 회계법인 사운건 법정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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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안건 저작권 공방/양대 회계법인 사운건 법정싸움

입력
1992.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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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세 해설서 표절당했다”며 고소­맞고소/안건측에 1년형 구형… 업계에 파란예고국내 회계사업계의 쌍두마차격인 두 대형 회계법인이 상대방을 저작권 침해(표절) 혐의로 서로 검찰에 고소하는 등 복잡한 형사소송에 휘말려들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저작권과 상표권,특허권,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지적재산권 보호문제는 대외적으로 미국과 중요한 통상현안이 되어 있고 대내적으로도 최근들어 관심이 크게 고조되고 있는 민감한 문제다. 대표적인 지식산업 가운데 하나인 회계사업계의 이번 분쟁은 변호사업계와 세무사업계,출판계,예술계 과학기술계 등 지식산업 전반에 걸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전투구」의 주인공은 업계 랭킹 1위인 삼일회계법인(회장 서태식)과 3위인 안건회계법인(히장 강남언). 납세 해설서인 삼일총서를 발간하고 있는 삼일은 『안건이 안건조세 총서를 내면서 우리 책의 상당부분을 표절했다』며 지난해 8월 서울지검에 저작권 침해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최근 열린 결심공판에서 표절사실을 인정,안건의 강 회장과 담당 회계사에게 각각 징역 1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앞으로 있을 선거공판에서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알 수 없는 일이나 국내 굴지의 회계법인 대표가 표절혐의로 실형을 구형받았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검찰은 논고문에서 『피고인은 누구보다도 법(저작권법)을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잘 지켜야 할 위치에 있는데도 삼일의 해설내용 일부를 표절한 것은 실형을 구형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안건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삼일로부터 고소를 당한 두달후 『삼일도 삼일총서를 만들면서 안건조세 조약 총람을 고스란히 베꼈다』고 맞고소했다. 안건은 삼일도 실형을 구형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인회계사 공신력과 도덕성(직업윤리)을 생명으로 삼고 있다. 소송결과에 따라 적어도 어느 한 회계법인은 공신력과 도덕성면에서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특히 부실 회계감사 혐의로 관련 공인회계사가 최근 형사처벌을 받는 등 공인회계사에 대한 이미지가 결코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회계사업계 전체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삼일과 안건의 입장은 완강하다. 삼일의 이노창전무는 『삼일총서를 만드는데 5년간 무려 30억원의 자금이 투자됐다』며 『안건은 약 6개월동안에 비슷한 책을 만들면서 우리 책의 오자와 탈자까지도 그대로 넣었다』고 주장한뒤 『이런 비양심적인 행위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건의 정건해전무도 『안건조세총서 3천페이지 가운데 문제가 된 것은 약 11페이지에 불과하지만 삼일은 우리 책을 무려 50페이지나 고스란히 표절했다』고 반박한뒤 『납세안내 성격의 책자를 놓고 독창적 창작성을 논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삼일과 안건은 회계사업계의 강력한 라이벌. 10여년전만 해도 안건(구 안권)이 업계 1위였으나 최근들어 삼일이 1위(소속회계사 1백94명)를 차지했다. 그러나 안건(1백48명)이 곧 업계 4위인 세동회계법인(1백46명)을 합병할 계획이어서 정상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안건이 안건조세총서를 발간한 것도 고토 회복의 일환. 국제적으도 삼일이 C&L,안건이 DRTI 등 미국의 저명한 회계법인과 업무제휴를 하고 있다. 이같은 순위 다툼과 경쟁심도 소송제기의 한 배경이 됐다.<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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