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안보에 정통하고 실천력 겸비/정책대안 제시,「정치세일즈」도 능숙내년초 출범하게 될 빌 클린턴은 행정부내에서 부통령의 위상이 크게 강화되라는 추측이 벌써부터 강력히 나돌고 있다.
부통령 당선자인 앨 고어 상원의원(44)은 지난 7월 클린턴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된후 TV토론회와 대중유세 등을 통해 민주당이 백악관을 탈환하는데 수훈을 세운 일등공신인데다 선거전을 거치면서 클린턴과 감정적인 조율을 이루어내는데 성공해 운신의 폭을 넓힌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당 소장파 그룹중 선두주자격인 고어와 클린턴의 본격적인 교류는 지난 88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명전에 나섰던 고어가,미국내 최장수 주지사이며 그와 함께 베이비붐 세대에 속한 빌 클린턴 아칸소 주지사에게 접근을 시도하면서부터 둘 사이의 친분이 싹트게 됐다.
고어는 16년간이나 연방하원과 상원에서 이름을 날렸던 원로정치인 앨 고어 1세의 아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엄격한 지도하에 착실한 정치수업을 받은 야심가에다 환경문제와 안보문제 등에 전통한 실력파로 명목뿐인 부통령직에는 절대로 만족할 수 없으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고어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가 될 힐러리 및 새로 임명될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클린턴의 정책결정에 강력한 입김을 행사하게 될 것』으로 관측한다.
이제까지 부통령후보는 대통령후보의 지역적 배경이나 이념적 노선,연령적 균형 등을 고려해 선정되는 것이 통례였으나 고어의 경우는 클린턴과 같은 남부출신인데다가 역시 같은 40대에 속해 있다. 결국 클린턴이 고어를 선택한 이유부터가 전통적인 인선기준에 벗어나 있는 셈이다.
클린턴이 고어를 동반자로 선택한 이유는 실천을 중시하는 정치인이라는 고어의 평판이 지나치게 매끈매끈한 자신의 이미지를 중화시킬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서였다. 이와함께 고어가 정책대안을 대중에게 제대로 전달할 줄 아는 유능한 「정치 세일즈맨」이라는 점도 높이 평가됐다.
그리고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고어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붙여준 「오존맨」이라는 별명과는 걸맞지 않게 정치권력의 대기권에서 걸돌지 않고 백악관 안뜰에 굳건히 뿌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