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애스핀·샘넌 하마평/재무 볼커·로하틴등 경합/안보보좌관 버거·레이커중 기용 가능성빌 클린턴 대통령 당선자가 이끌어갈 미 차기 행정부는 어떤 면면으로 구성될까.
클린턴은 빠르면 5일(현지시간)중 정권 인수반 반장 임명을 시발로 조각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선거기간부터 일찌감치 나돈 소문대로 정권 인수반 반장에는 클린턴과 15년간 교분을 쌓아온 미키 캔터 선거대책위원장이 임명될 전망이다. 지난 12년간의 공화당 집권기간 와신상담,재기의 칼날을 갈아온 민주당 인사들은 벌써부터 16개 각료직과 8천5백개 각종 관직을 향해 줄지어 서 있다.
그동안 아칸소주 리틀 록의 선거대책본부 근처에서는 메들레인 쿠닌 전 버몬트 주지사,버논 조던 변호사,헨리 시스네로 전 샌안토니오시장,워런 크리스토퍼 전 국무부 부장관 등이 그룹을 형성,조용하게 정권 인수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인선은 비교적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의 인맥은 역대 다른 대통령들 못지 않게 정당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그 나름의 독특한 인맥을 그물망처럼 형성해 놓았다. 세련됨이나 다양함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선거참모진,조지타운대 및 예일대 동창,옥스퍼드 유학파,그의 고향에 뿌리들 둔 아칸소파,부인 힐러리여사의 측근,전국주지사협의회,기업가들로 구성된 르네상스그룹 및 월스트리트파,민주당 지도자협의회 등이 그를 두텁게 둘러싸고 있다.
풍부한 인맥 가운데서도 첫번째 인선기준은 역시 선거기여도에 따른 논공행상. 그러면서도 당내 중진과 기성정치인 가운데 능력을 인정받는 이들을 적절히 기용해 조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신구의 융화도 중요한 인선원칙이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자리는 역시 국무장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지위를 지켜나가야할 외교사령탑인 이 자리의 주인공에는 워런 크리스토퍼가 「영순위」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크리스토퍼는 클린턴의 러닝메이트 인선작업을 주도했으며 케네디 행정부,존슨 행정부,카터 행정부에서 법무차관,국무부 부장관 등의 요직을 두루 거친 민주당의 베테랑 정치인이다. 이밖에도 한때 클린턴의 러닝메이트 후보 물망에 올랐던 리 해밀턴 상하원 합동경제위 부위원장,하원 예비선거에서 낙선했지만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스티븐 솔라즈 의원,데이비드 볼렌 상원 정보위원장,조지 미첼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데이브 매커디 하원 정보특위 위원장,빌 브래들리 상원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국무장관과 함께 외교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가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다. 이 자리엔 카터 행정부 시절 국무부에서 명콤비로 활약했던 새뮤얼 버거 변호사와 앤터니 레이커 마운트홀리대 교수중 한명이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리처드 홀부르크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차관보,데이비드 아론 전 백악관 안보담당 부보좌관 등도 거명되고 있다.
백악관 비서실장은 국내 정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 차기 행정부에서 가장 경합이 심한 포스트이기도 하다. 현재로선 미키 캔터 선거대책위원장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리처드 릴리 전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지사와 조지 스테파노폴로스 선거대책위 대변인(31)도 만만치 않은 후보다. 스테파노폴로스는 비서실장에 발탁되지 않을 경우 백악관 대변인으로 옮겨갈 전망이어서 지금처럼 클린턴의 최측근으로 활약이 기대된다.
탈냉전시대의 군사대국 미국을 유지해 나갈 국방장관에는 레스 애스핀 하원의원이 선두다. 샘넌 상원 군사위원장,콜린 파월 합참의장,패트 슈로더 하원의원이 그뒤를 따르고 있다. CIA 국장에는 윌리엄 크로 전 합참의장이 자주 하마평에 오르고 있으며 데이비드 볼렌 상원 정보위원장도 심심찮게 거명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게 될 분야는 경제. 부시의 경제실정을 딛고 승리를 따낸 만큼 경제문제는 차기 행정부에도 큰 짐이 될 수 밖에 없다. 경제분야의 핵심 포스트는 재무장관. 뚜렷한 후보가 떠오르지 않고 있는 상태지만 뉴욕시를 재정 파산위기에서 구해내 일약 경제영웅으로 부상한 펠릭스 로하틴과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투자금융 전문가 로저 앨트먼,민주당 주요자금 조달책인 골드먼 삭스사의 로버트 루빈 공동회장이 경합하고 있다.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장에는 로버트 라이히 하버드대 교수가 가장 자주 거론되고 있으며 선거참모인이라 매거지너도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이번 선거에서 클린턴의 경제정책을 입안한 장본인들이다. 이라 매거지너는 88년 대선때 월터 먼데일 민주당 대통령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나섰던 제럴딘 페라로여사와 함께 노동장관 물망에도 오르고 있다.
백악관 예산실장은 재무장관,경제자문위원장과 더불어 3대 핵심경제요직. 로버트 샤피로 진보정책연구소 부소장이 앞서 있고 제임스 존스 증권거래소장이 그뒤를 쫓고 있다. 샤피로는 라이히,매거지너,앨트먼과 함께 클린턴의 경제 4인방.
무역정책의 일익을 담당할 상무장관은 헨리 시스네로 전 샌안토니오시장과 마이크 에스피 하원 의원,컴퓨터업계의 거물 존 스컬리와 존 영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법무장관에는 법학 강의로 명성높은 여교수 바버라 조던이 유력시되고 있다.<홍희곤기자>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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