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435명중 105명이 초선/김창준씨 등 한·일·중계 발언권 강화 “괄목”변화를 갈망하는 미국 유권자들의 시대적 요구는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진 이번 상·하 양원 선거결과로도 여실히 나타났다.
12년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한 민주당은 연방 상·하원 및 주지사선거를 휩쓸어 행정부와 의회를 함께 장악했다. 정원 1백명인 상원에선 58대 42로,전체 4백35석의 하원에선 2백59대 1백75석으로 우위를 지키며 정국안정의 기틀을 다졌다. 따라서 전후 미국의 정치구도로 도식화돼온 「행정부공화당,입법부민주당」의 틀이 바뀌고 민주당의 정국운용 능력도 배가된 것이다.
이번 의회선거서는 소수민족과 여성계 후보들이 대거 진출했으며 초선의원들도 역대 어느 의회보다 많이 당선돼 새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그간 미국사회에서 권익보호에 어려움을 겪어온 아시아계 후보들의 의회진출이 두드러진다. 현지 언론들은 이를 『아시아 아메리칸의 르네상스가 도래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41지구에서 연방하원 의원에 당선된 한국계 김창준씨(공화)는 한인 이민사는 물론이며 동양계로서도 이민역사가 깊은 일본계와 중국계에 앞서 연방하원 의원 1호를 기록했다.
이번 총선거는 김씨 외에도 모두 5명의 한인교포가 주 상원의원,시의원 등으로 정계진출에 성공,미 언론과 정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 및 중국계 의원 당선도 크게 늘었다. 일본계인 데이니얼 이노우에가 하와이 상원의원에 재선됐고 캘리포니아주의 하원의원 노먼 미네타(민주)와 로버트 마쓰이(민주)도 의원직을 고수했다. 소수민족의 설움을 곱씹던 중남미계 히스패닉들의 하원 의석도 기존 6석에서 17석으로 증가함으로써 이들의 정치발언권이 강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흑인들의 의회 진출도 활발해진 이번 선거를 통해 연방하원에서만 13명이 늘어난 38명의 흑인 의원들이 배출됐다. 더욱이 그간 흑인 정치세력의 등장을 배척해온 플로리다·앨라배마 등 남부 5개주에서 흑인 후보들의 하원 진출이 처음으로 이뤄졌다.
여성후보들의 대거 원내 입성도 관심사가 되어 있다.
특히 시골 말단공무원 출신으로 흑인 최초의 여성 상원의원이 된 캐롤 모즐리 브라운(민주)을 비롯,상당수의 여성의원들이 정치 일선에 등장했다.
이번 의회선거에서 여성후보들은 연방하원에서 48석을 확보,현재의 28석에서 20석을 늘렸고 상원에서도 기존 3석을 6석으로 배가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상원의원 2석을 모두 차지해 상원은 여성의 볼모지대라는 기성관념을 무너뜨렸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전 샌프란시스코시장(민주)과 바버라 복서 하원의원(민주)이 공화당 남성후보들을 물리치고 상원에 진출했다.
인디언 여성으로는 처음 아다디어(민주)가 연방하원에 진출했으며 지난 9월 뉴욕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스티븐 솔라즈 의원을 눌러 파란을 일으킨 니디아 벨라스케스(민주)도 푸에르토리코 출신 여성으론 처음으로 연방의회에 발을 디뎠다.
이번 의회선거를 통해 쟁쟁했던 현역의원들이 낙선하고 신진의원들이 대거 등장하는 이변이 속출했다. 4백35명 전원을 개선한 하원선거에서 현직 출마자 24명이 낙선되고 고배를 마시고 대신 1백5명의 초선의원들이 중앙정치 무대에 입문했다. 하원의원 전체의 4분의 1선이 교체된 것은 대공황 직후인 지난 1932년 이후 최대의 격변이라는게 워싱턴 정계의 분석이다.
이러한 현상은 금년초 정계를 뒤흔든 의원의 부정수표 스캔들과 선거구조 조정,세비인상 등에 따른 현역의원 배척분위기 등과 맞물리면서 대대적인 의회 물갈이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 거물급 정치인들은 수성에 성공했다. 공화당의 중진 보브 돌 원내총무와 알폰스 다마토우 의원은 상원선거에서 무난히 승리했으며 우주비행사 출신의 존 글렌 의원(민주)도 재선에 성공했다.
또한 차기 민주당 정권의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리 해밀턴 의원은 하원의원 15선의 영예를 안았다.
소수민족 및 여성계 후보들과 초선의원들의 대폭적인 정계진출은 향후 미국 정치구도에 새로운 변화의 기류를 예고하고 있다.<이상원기자>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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