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유학길을 떠났던 한국청년이 31년만에 미연방하원 의원에 당선,그 자신의 꿈과 함께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했다. 그야말로 꿈같은 일이다.한국계 미국이민 1세대인 김창준씨가 연방하원 의원으로 미 정계에 당당히 진출한 사건의 한국인의 미국이민 1백년사에서 획기적인 일이며,1백만 미주 한인은 물론 전세계 5백만 해외동포들에게도 「한국인의 긍지」를 확인하게 해준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의사소통부터 미숙하게 마련인 이민 1세대,특히 동양계 유색인으로서 기득권의 벽을 높이 쌓아올리고 있는 백인주도 미국사회에서 정치적 두각을 나타낸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같은 난관을 딛고 오늘날 김씨가 미국사회에서 미국인들의 존경을 받으며 우뚝 설 수 있게 된 것은 그 자신이 말한 것처럼 『늘 한국인이란 자부심을 잊지 않고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노력해 왔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이아몬드바시의 시장에 취임,이미 그의 정치적 기반이 만만치 않음을 안팎에 보여준바 있다. 이번에도 그는 미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진 연방하원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서,거센 민주당 바람에도 불구하고 일찍부터 그의 압도적 당선이 예견되어 왔다. 그의 연방하원 진출은 의지의 한국이상을 미국사회에 보여준 것으로도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지난 4월 LA 인종폭동으로 일시 좌절했던 교민들에게 재기의 용기와 희망을 일깨우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일이다.
사실 「4·29 인종폭동」은 한국의 미주이민 역사에서 최대 재난으로 기록될 것이다. 굶주리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일궈놓은 「코리아타운」이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되는 사태를 막을 수 없었던 것은 한국 교민들에게 그럴만한 힘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한 것이다.
근거없이 억울한 피해를 당하고도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는 통한의사태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김씨와 같이 피나는 노력과 봉사로 미국사회안에서 인정받는 한국계 미국인이 많이 배출돼야 하는 것이다.
김씨가 61년 미국 유학길에 처음 올랐을 때 「푸른꿈」 이외엔 가진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었다. 대학 3학년때 밟은 미국 땅에서 고학으로 공부를 계속하고,토목설계사로 미국사회에서 입신하기까지의 천신만고는 어디에도 흔한 성공담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지니고 자유와 봉사라는 미국적 가치에 적극 동참하여 진취적으로 노력했다. 그것이 그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 비밀이다.
조국의 품을 떠나 새 삶을 개척하는 이민사에는 온갖 민족적 애환이 깃들여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과거의 회한에 젖어있기에는 너무나 빠르게 세계가 변하고 있다. 1백만 재미동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퇴영적인 과거에의 집착이 아니라 진취적인 사고로 미국사회에 적응해나가는 일이다. 그럼으로써만 제2 제3의 김창준씨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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