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 실현/동양인 본보기 “우뚝”/설계회사 운영하며 성실성 인정받아/미 정계의 보수성 극복 “한인의 자존심”『소수민족이 백인보다 낫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출마했습니다. 무엇보다 한인들에게 용기를 주게돼 기쁩니다』
지난해 미 이민사상 최초로 한인시장이 됐던 김창준씨(53·미국명 제이킴)가 3일 미 연방하원 의원에 피선,중앙정계에 진출함으로써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상징적 인물로 우뚝 섰다.
이민 1세인 김씨는 이로써 동양계 출신 미 하원의원 1호를 기록,지난 4·29 흑인폭동후 위축된 1백만 재미동포들의 자존심을 한껏 높이고 중앙무대에서 정책수립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김씨의 당선은 또 자라나는 한인 2세들에겐 보수성이 강한 백인위주의 미 정계에 도전할 수 있는 꿈을 키울 수 있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씨의 당선이 더욱 주목을 끄는 것은 그의 선거구가 교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 아니라 백인이 주류를 이루는 곳이라는 점이다. 그의 선거구는 유권자 25만2백1명 가운데 백인이 다수를 차지하고 교포유권자는 3천3백50명에 불과해 그의 당선요인은 백인들의 절대적인 지지 때문이라는게 현지 분석이다.
김씨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선거운동을 총지휘했던 샌드라 카너는 당선이 확정된후 『선거운동 막바지단계에서 60% 이상의 득표로 당선될 것으로 확신했었다』면서 『선거운동은 그가 이미 지역구에서 닦아놓은 탄탄한 기반으로 비교적 쉬웠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만큼 백인 보수주의 정치성향을 지닌 지역구내 「터줏대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며 유권자들에게 「믿을 수 있는 동양인」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놓았다.
서울출생인 김씨는 보성고를 나와 연세대 법학과 재학중인 61년 단신으로 도미,남가주대(USC) 토목공학과 학사 및 환경공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대학시절부터 아시아연합 학생회장직을 맡아 정치의 꿈을 키웠으며 이후 잠시 「데일리 블리턴」지에서 일했다.
영구정착을 결심한 김씨는 77년 LA근교 오렌지 카운티에서 설계회사인 「제이킴 엔지니어링」을 설립,본격적으로 백인사회에 뛰어 들었다.
김씨는 인근 다이아몬드바시로 설계회사를 옮겨 한민족의 성실성을 주민들에게 심어주는데 성공,90년 시의원선거에서 1등으로 당선됐으며 지난해엔 「제이킴」 돌풍을 일으키며 최초의 한인시장에 올랐다.
김씨는 줄곧 성공한 정치가·기업가의 이미지를 굳혀 백인 및 중국인 지역사회의 지지속에 이번 선거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것이다.
김씨는 지난 8월 한인으로는 처음으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TV로 중계되는 가운데 연설을 하기도 했다.
김씨는 앞으로 하원 동아시아 관련 분과위에서 한인 지역사회와 고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기를 원하고 있다. 클린턴 민주당 정부의 출범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한미 통상마찰을 줄이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계속적으로 아시아계가 증가하는 캘리포니아지역에서 한인은 물론 아시아계의 권익신장을 위해 일할 계획이다.
김씨는 올해 다이아몬드바시장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노태우대통령을 예방한바 있으며 부인 김정옥씨(51)와 슬하에 2남1녀를 두고 있다.<조상욱기자>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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