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책임 다해달라” 연설/부시 “패배시인” 축하전화빌 클린턴 미 대통령 당선자는 3일밤(이하 현지시간) 백악관 입성이 확정되자 『변화의 시대는 드디어 도래했다』고 기쁨의 제1성을 터뜨렸다.
아칸소주 정부 청사 앞에 마련된 당선연설장을 가득 메운 축하인파의 열렬한 환호속에 등단한 클린턴은 『오늘의 승리는 전 미국인이 창출한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라고 선언했다.
클린턴은 자신의 승리가 믿기지 않는다는듯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른 표정으로 『여러분이 나에게 부여한 모든 책임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하지만 미국인들은 권리를 앞세우기 전에 스스로의 책임을 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과거 존 F 케네디의 명연설을 연상시켰다.
그는 또 『자기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민주주의를 꽃피우는 기본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냉전종식 영웅”
클린턴은 승리연설 도중 부인 힐러리의 오른손을 높이 치켜들며 『오늘의 승리는 힐러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영광을 부인에게 돌렸다.
클린턴은 또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가장 보잘것 없는 지역이라는 소리를 들어온 아칸소 주민들에게도 『나의 승리는 여러분의 변함없는 지지 덕분』이라고 말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클린턴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당선 축하전화를 받았다면서 선거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부시 대통령의 자세에 찬사를 표하고 『냉전을 종식시킨 최고의 영웅으로서 부시를 결코 잊지말자』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클린턴에 협조” 호소
조지 부시 대통령은 3일 밤 11시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고 국민들에게 클린턴을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
제2의 고향인 휴스턴에서 제임스 베이커 비서실장과 함께 지지자들 앞에 나타난 부시 대통령은 눈물을 글썽이는 부인 바버라와 측근들의 허탈한 모습을 지켜보며 자신의 패배를 시인했다.
부시는 『현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은 아직도 부상하는 나라』라며 미국의 꿈을 버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은퇴대비 낚시 준비
부시 대통령은 이에앞서 3일 아침 자신이 정치를 시작한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투표를 한후 사냥 면허를 경신하고 새 낚시릴과 컨트리 뮤직 카셋을 구입하는 등 은퇴를 대비한 준비를 시작했다.
부시는 매년 해온 것처럼 크리스마스때 텍사스주에서 메추라기 사냥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선거에서 패배를 직감한듯 『아마 크리스마스 이전이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
○페로도 선거결과 승복
무소속의 로스 페로 후보는 3일밤 지지자들에게 『미 국민은 클린턴을 선택했다』며 패배를 솔직히 시인했다.
페로는 이날 클린턴의 승리가 확정되기도 전에 이같이 말하고 『그에게 축하를 보낸다』며 선거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그는 『페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지지자들에게는 오는 96년 대통령 선거에 또다시 출마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피켓 물결 거리 뒤덮어
차기 미 대통령에 당선된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고향인 아칸소 주도 리틀록은 선거 결과가 채 알려지기도 전인 3일 하오부터 클린턴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하는 함성과 피켓물결이 거리를 뒤덮는 등 온통 축제 분위기속에 파묻혔다.
클린턴 지지자들은 리틀록의 큰 길가에 설치된 대형 TV 스크린에 클린턴 후보가 선거인단을 확보한 주의 개표 결과가 나올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는 등 개표돌입 불과 2시간후부터 승리감을 만끽했다.
클린턴 후보가 당선연설을 하는 주정부 청사 앞 마컴 거리에는 이날 하오 투표가 마감되면서 비가 그치자 시민들이 몰려들기 시작,곧 수천명이 소도시의 좁은 거리를 가뜩 메웠다.
홍백청색의 전등으로 장식된 가로수,풍선과 솜사탕을 파는 노점상의 바쁜 손놀림,그리고 핫도그의 냄새가 어우러진 인구 17만5천명의 리틀록은 갑자기 등장한 수십개의 위성 수신용 원반 안테나와 2천여 기자의 분주한 움직임으로 계속 시끌벅적 했다.<외신종합>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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