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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관계 얼어 붙는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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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관계 얼어 붙는가(사설)

입력
1992.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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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조심스럽게 화해를 모색해 오던 남북한 관계가 갑자기 얼어 붙고 있다. 이러한 냉각상태는 북한이 남측의 화랑훈련과 92독수리 연습을 『심상치 않은 북침 핵전쟁 훈련』이라고 비난하면서 기본합의서의 이행을 위해 이달중에 각각 열기로 했던 화해 등 4개 공동위의 개최를 거부함으로써 빚어진 것이다.북한이 최근 한주일동안 남측에 대해 취한 일련의 태도는 우호라는 커녕 적의마저 담은 공갈과 협박행위 였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올들어 기본합의서와 비핵화 공동선언을 발효·채택한데 이어 지난 9월 평양의 고위급(총리) 회담에서 부속합의서에 서명하는 등 남북간의 평화와 우호와 협력을 강조해왔던 북한으로서는 그들의 이중적 속셈을 드러내보인 것이다. 그들의 갑작스러운 위협 공세는 오랫동안 구축해온 소위 「남한조선노동당」의 전모가 드러난데 대해 책임을 회피하고 또 이를 호도하기 위한 전략임이 분명하다.

즉 현승종총리가 북한에 대해 노동당 사건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다짐하지 않는 한 모든 대북경협을 중단하겠다고 천명하자,북한은 내년에 재개키로한 팀스피리트 훈련을 「북침을 위한 핵전쟁 연습」이라고 물고늘어지면서 지난달 27일에는 정부·정당·사회단체 연석회의의 결의와 다음날엔 외교부 비망록을 통해 『훈련재개때는 대화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또 31일에는 연형묵 정무원총리 이름으로된 대남 통지문에서 「화랑훈련 등은 대화 파괴 행위」라고 엉뚱하게 경고함으로써 이번 4개 공동위 불참선언이 계획적인 조치임을 알 수 있게 한다. 나아가 북한은 오는 12월21일로 예정된 9차 고위급 회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함을 예고하는가 하면 팀 스피리트 훈련 재개때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도 거부하겠다는 망발을 서슴치 않고 있다.

북한이 화랑훈련 등을 대화중단과 연결시킨 속셈은 뻔하다. 남한노동당 사건으로 당분간 남북관계가 거북한 상태를 지속할 전망이므로 대화중단의 책임을 남한측에 전가하므로써 국제적인 남북상호 핵사찰 압력을 완화시키며,어차피 남한의 대선으로 실질적인 대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관망하는 시간을 가지려는 속셈인 것이다. 이와함게 처음부터 꺼려했던 양측 국방장관간의 직통전화 가설과 이산가족 재회를 위한 적십자 대표접촉 역시 동반지연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대화중단이 결코 북한에 이득이 되지않는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과거 냉전체제때는 북침위협­대화중단으로 주민들을 단속 통제할 수 있었으나 오늘과 같은 탈이념 시대에는 국제사회에 군사적이고 침략적이라는 강성이미지만 심을 뿐이다. 팀스피리트 훈련에 의구심을 갖는다면 기왕의 초청에 응해 직접 참관,관찰하면 될것이다. 북한은 즉각 4개 공동위를 정상운영시켜 남북관계 개선과 협력을 도모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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