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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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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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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는 12월의 대통령 선거때문에 시간에 쫓기고 있다. 단축된 일정도 의원들의 무성의 속에서 종반을 맞고 있다. 중요 안건들이 수박 겉핥기 심의로 넘어가고 있지 않나 걱정된다. 의원들이 모두 장외의 선거운동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예산안이나 추곡수매값 결정과 같은 중요한 민생문제가 당리당략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선거를 의식해 저마다 생색을 내려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나라 재정이야 어떻게 되든,국민의 세 부담이 어떻게 되든,그런것은 알바 아니다. ◆시간에 쫓기고 선거에 정신이 팔려 졸속 처리하는 것도 있지만 아예 손도 못대고 넘기는 주요 안건도 있다. 정치 특위가 이번에 결론을 못내리고 대통령 선거 이후로 미뤘다는 지자법과 안기부법 개정문제가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여야간에 의견차가 심해 절충이 어려워 이번 회기를 넘긴다고는 하지만 제대로 협상이나 타협 한번 안해보고 넘긴다니 너무 안이하다는 인상이다. ◆지자법은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는 최대 쟁점이었는데 이제와서 각당이 대통령 선거전략과 직접 관련이 없어졌다고 또 미룬다는 것은 무책임한 노릇이다. 법을 지키지 않는 무법 불법상태를 내년까지 끌고 간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없는 지금이 해결의 호기가 내년에 새 정권이 들어서도 논란은 여전할 것이고 보면 여야구별이 아닐까. ◆안기부법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이 스스로 선언한 「중립」을 국회에서 제도화 하기 위한 입법 조치가 당연히 따라야 하는 것이다. 정치사찰이나 수사권의 범위 등을 본격 논의할 수 있는 최상의 분위기가 지금 조성되어 있는데 이 기회를 놓치는것 같다. 새정권이 들어서면 더욱 어려워질게 분명한데 웬일인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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