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소련은 지난 90년까지 원자력 잠수함 등에서 생긴 핵폐기물을 우리 동해에도 허다하게 버렸다는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한국일보 10월31일자 석간 1면). 핵잠에서 쓰는 핵연료는 일반 원자력발전소에서 쓰는 연료보다 고농축된 것이어서 그 폐기물의 위험도 한층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것도 언제부터 얼마나 버렸는지 러시아측이 입을 다물고 있는한 정확히 파악할 길이 없다. ◆원래 구 소련 해군은 오랫동안 북극해에 핵폐기물을 버려왔고 그것은 국제적으로 「똑딱거리는 시한폭탄」으로까지 지칭된다. 멀리있는 줄로만 알았던 바다속 시한폭탄이 바로 한반도 동해에서까지 「똑딱거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바다자원이 얼마나 오염되고 생태계가 어떻게 왜곡되며 우리 식탁에 어떤 오염생선이 오르게 될지 조사해봐야 할 일이다. ◆지난 2월25일 영국의 ITN TV방송은 러시아의 핵전문가 안드레이 졸로토프의 말을 인용,구 소련은 과거 22년간 핵폐기물 1만7천여 컨테이너분을 북극해에 내버렸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이 폐기물들은 주로 핵잠,쇄빙선 등에서 나온 것이고 버려진 장소는 노바야 젬리야섬 동쪽의 10여개소에 달한다고 밝혀졌다. 지도상으로 보면 북한 동경 60∼80도 및 북위 70∼80도 사이의 넓은 해역인데,그 해역의 문제만으로 끝나리라고 보기 어려운 것이 핵폐기물에 의한 바다오염이다. ◆우리로서는 당장 러시아측에 자세한 내용을 통보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동해를 중심한 인근지역내 관계국 회의라도 긴급히 열어서 대책과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이라고 해서 이번에도 둔감하다가는 어떤 화를 입을 것인지 알 수 없다. 무엇보다도 불안하다. ◆그렇지않아도 구 소련의 핵관리엔 허점이 많다. 체르노빌 사고 말고도 태평양 연안의 한 작업장에서 85년 8월10일 핵잠의 원자로 수리작업 도중 발생한 사고로 10명이 사망한 사실이 6년후에야 알려진 일도 있다. 핵개발을 서두르는 북한도 눈여겨봐야할 일이다. 국제환경보호 단체인 그린피스의 러시아지부가 발표함으로써 알려진 핵폐기물의 동해 투기사건에 대한 러시아 당국의 성의있는 해명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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