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공권력 규제는 부당”/수강생들도 학사일정 차질 우려검찰이 마광수교수(41·연세대 국문과)의 장편소설 「즐거운 사라」의 윤리성을 문제삼아 마 교수와 이 책을 발행한 청하출판사 대표 장석주씨(37)를 구속한데 대해 문인들과 연세대 교수·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고은 김병익 정현종 박영한 문형렬 하일지 하재봉 장석남씨 등 문인들은 항의하는 성명서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초안이 완성된 이 성명서에는 30일 현재 2백여명의 문인들이 서명했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문학작품에 대한 모든 시비는 문학내부의 자율적 기능에 맡겨야 하며,그것은 우리들의 일상생활과는 달리 상징력을 바탕으로 창조된 허구적 세계라는 점에서 일상적 도덕기준의 척도로 접근해서는 안되는 것』이라며 『문학의 문제는 문단내부에서 결정되어야 하며 최종적으로 독자들의 판단에 맡겨져서 시간을 거치며 검증되어야 하는 것으로 모든 예술장르에 있어서 표현의 자유가 타율적인 규제나 공권력에 의해 그 예술성을 박탈당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한국펜클럽(회장 문덕수)은 빠른시일내에 인권옹호위원회를 결성하고,검찰의 조치를 런던에 있는 국제펜클럽본부에 보고,국제적 구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연세대 국문과 교수들도 29일 하오 교수회의를 열고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는 현직 대학교수를 검찰이 구속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연세대 국문과 학부학생들과 대학원생들 수강생들은 성명서에서 『마 교수는 그의 박사학위 논문과 여러권의 전공서적을 통해 이미 학계에 학문적 업적을 인정받고 있다』며 『「즐거운 사라」만을 문제삼아 마 교수를 전격 구속한 검찰당국의 조치는 어떤 식으로도 그 적법성과 합리성을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세대 4학년 학생들의 경우 마 교수의 구속사태가 빨리 해결되지 않아 학사일정에 차질을 빚게 되면 졸업을 못하는 극단적인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어 학교측에서도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연세대 국문과 학부생·대학원생·강사·교수들은 30일 하오 4시 비상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민음사와 이영준주간은 『시중에 범람하는 음란비디오와 각종 포르노잡지에 대해서는 큰 신경을 쓰지 않는 검찰이 왜 갑자기 소설을 쓴 저자와 책을 발간한 출판사 대표를 구속했는지 그 의도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이현주기자>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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