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임덕」은 원래 「못쓰게 된 것」 「망가진 비행기」 「파산자」를 뜻하는 영어이다. 이말을 직역해 「절름발이 오리」로 쓰기도 한다지만 「임기만 남아있는 낙선 국회의원」 「다시는 선출될 수 없는 대통령」을 뜻하는 정치적 용어로 일반화되어 있다. 단임 또는 재선으로 임기를 제한하는 나라에서 곧잘 「레인덕」 현상이란 말이 쓰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최근 「레임 엘리펀트」(절름발이 코끼리)라는 새 용어가 미국 언론에서 쓰이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레임덕」에서 전이된 용어다. 미국 공화당의 상징이 코끼리이기에,당나귀로 상징되는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을 가리키는 신조어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라고 레임덕 소리만 쓸게 아니라 정당의 상징동물을 인용할 수도 있겠다. ◆레임 엘리펀트라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서 미국 공화당 행정부에 줄을 대고 있던 미국 내외의 로비이스트들간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어떻게하면 클린턴 진영 내부에 지금부터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느냐는 경쟁이 붙어 저마다 뛰기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미 행정부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우방인 우리 정부가 부시 대통령의 퇴장과 클린턴의 등장에 대비하기 시작한 것도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한가지 웃기는 보도내용은 「유럽통합시장의 관리가 클린턴의 본거지인 리틀록으로 달려와 클린턴 진영의 27세 애송이 마저 붙잡고 애기를 나눌 정도」라는 것이다. 아울러 미 공화당 행정부 관리들은 선거패배에 대비해 일자리 구하기에 우왕좌왕 한다는 소식은 정치의 무상을 느끼게 하면서도 업게나 로비이스트들의 약삭빠름에 혀가 나올 지경이라 할만하다. ◆우리라고 그런 사태가 없을리 없을 것이다. 어느 재벌총수가 국내 다수정당의 대통령후보를 방문햇다는게 최근 화제라고 한다. 「만났다」 「안만났다」라는 양설속에 만났다면 무슨 애기가 오갔을까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선거를 앞둔 시점은 민감한 계절이다. 두루 조용한 가운데 동요없이 선거가 치러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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