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부정시각·그룹 어려움 종합 고려/청와대·YS 「불편심기」도 영향미친듯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은 29일 대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그동안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왔던 자신의 출마설에 종지부를 찍었다.
김 회장은 그동안 새한국당측 인사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과의 접촉과정에서 밝혔듯이 강한 정치참여 욕구의사를 분명히 했던게 사실이지만 결국 현실의 「두터운 벽」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김 회장은 이날 자신의 대선 불출마는 물론이고 새한국당에도 참여하지 않고 경제인으로 남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국민이 양김구도를 분명하게 청산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즉 김 회장 자신이 양김구도로 대표되는 현 정치상황에 불만을 품고 직접 정치개혁에 나설 것을 생각해 보았지만 이번 대선을 통해 양김구도를 청산하기 위해 자신은 나서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김 회장은 대선출마를 공식화하고 나섰을 경우 예상되는 여론의 비판과 정치권의 부정적 시각,대우그룹이 처한 어려운 현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끝에 역부족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 불출마선언의 배경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실제로 김 회장의 출마설이 나돌고난 이후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때에 또다시 재벌총수가 정치에 뛰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또 청와대 등 외부로부터의 압력이 있었다는 흔적은 없으나 자신의출마움직임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청와대 시각을 김 회장이 감지,이를 충분히 감안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난 28일 노태우대통령은 신임 각료들과의 오찬석상에서 김 회장의 출마설로 정치권이 들끓고 있는 것을 지적,『기업인은 자기 기업부터 챙겨야 한다』며 김 회장의 정치참여 움직임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는 후문이다.
이와함께 김 회장이 출마할 경우 가장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민자당 김영삼총재도 그의 출마포기를 강력히 희망했고 또 그같은 뜻이 어떤 경로로든 김 회장에게 전달됐을 것이라고 보는게 타당할 것이다.
이같은 정치권의 기류를 비록 외압의 차원으로는 볼 수 없어도 김 회장의 결심에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또 내부적으로도 정치참여의 발판으로 생각했던 새한국당에서 여전히 자신의 참여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았던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지난 28일 새벽 이종찬의원은 김 회장과 단독 회동한 자리에서 『신화를 남긴 경제인으로서의 명성을 그대로 지켜가는게 좋겠다』며 불출마를 요구한데 이어 「새정치 국민연합」을 통해 『김 회장이 후보로 추대되면 그는 「국민후보」가 아니라 새한국당의 후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그의 정치참여에 제동을 걸었다.
이와함께 새한국당의 후보로 이번 대선에 나선다해도 승산 가능성이 극히 희박할 뿐더러 대선이후 일정세를 유지할 만큼 득표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김 회장은 경제인답게 치밀한 계산을 했을 것이다.
김 회장은 그동안 각계 인사와 접촉에서 『이번 대선에 나간다면 목표는 4백만표이고 향후 10년을 보고 투자하겠다』고 말해왔지만 대선을 불과 50여일 앞두고 급조된 새한국당의 「역량」이 이를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김 회장이 비록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기는 했지만 일각에는 대선이후 다른 형식으로 정치에 참여할 가능성까지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시각이 있다.
이날 발표에서도 『정치개혁이 있어야 나라의 발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소신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을 만큼 김 회장은 정치참여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정치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이다.<신재민기자>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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