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계자 양성」 시간 가지고 생각29일 상오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은 김 회장이 미리 준비한 발표문을 낭독한뒤 단문단답으로 이어져 10분도 안돼 종료.
김 회장은 16절지 한페이지짜리 발표문을 빠른 속도로 읽어내려간뒤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없다』 『아니다』는 식의 스피드형 즉답.
김 회장은 이날 평소 미소띤 동안스타일과는 달리 시종 비장한 표정이었는데 『다른 세후보중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마지막 질문에는 대답없이 이석.
김 회장은 회견직후 직원 10여명에 에워싸워 최근 며칠째 머물고 있는 힐튼호텔 23층의 부인 정희자 동우개발 회장 집무실로 직행.
회견장인 호텔 지하1층 소연회장은 회견시간인 상오 11시 직전에야 주변이 정돈돼 이날 회견이 전격적으로 결정된 인상.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불출마 선언을 하기에 앞서 외부로부터 압력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그런 일은 전혀 없습니다』
양김구도 타파를 위해 무슨 일을 한다는 것입니까.
『그동안 혼자서 고민도 많이하고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정치가 개혁돼야 한다는 소신은 분명히 갖고 있지만 이제는 오로지 경제인으로 남겠다는 것이 내 뜻입니다』
기존 정치권과의 연계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사실무근입니다』
그동안 각계 인사를 만나 정치참여 의사를 밝힌 것은 어떤 이유에서 입니까.
『그런 사실 없습니다』
사내 임원들과 대선출마 문제에 관해 상의해 보았습니까.
『상의한적 없습니다』
청와대측 인사와 접촉한 적은 있습니까.
『전혀 없습니다』
30대 후계자를 양성하겠다는 얘기는 앞으로 어떻게 됩니까.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볼 것입니다』
지난 27일 김포공항에서 측근을 통해 불출마 입장을 밝혔던 「광주발언」을 부인했는데.
『모든 일을 내 스스로 결정하고 내가 직접 밝힌다는 뜻이 와전된 것입니다』
그동안 출마 또는 불출마를 명확히 하지 않고 시간을 끈 이유는 무엇입니까.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생각하고 고민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다음번 대통령선거에도 출마하지 않는다고 보아도 좋습니까.
『좋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세후보중 누구를 지지할 계획입니까.
(답변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김경철기자>김경철기자>
□김 회장 발표문
그동안 본인과 새한국당간의 대통령후보 추대문제로 인하여 여러분께 본의아니게 어수선함을 끼쳐드린데 대하여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아울러 여러분을 통해 국민여러분께 또한 송구스러운 본인의 마음을 전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본인이 그동안 정치개혁을 주장해온 것은 주지하는 바와 같습니다. 이 나라의 젊은 세대가 뜻한바 그대로 정치에 참여하여 이 나라의 앞날을 보다 희망차고 번영되게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제반정치 제도가 개혁되어야만 이 나라의 발전이 지속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이 소신에는 지금도 추호의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사적 맥락에서 이번 대통령선거의 성격과 의미를 분석해 볼때 이번 대선은 그동안 오랜 세월을 두고 지금의 민자당 총재 김영삼씨와 민주당 대표 김대중씨간에 전개되어 온 이른바 「양김구도」의 청산이라는 정치적 의미를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고 봅니다. 따라서 국민들께 이른바 「양김구도」를 분명하게 청산할 수 있도록 해드려야 하겠다는 생각에서 본인은 새한국당이 공식으로 본인에게 대통령후보 추대를 제의해온다 하더라도 이를 수락하지 않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본인은 이번 대통령선거에 입후보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긴박하게 변화하고 있는 국제정세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이 나라의 경제발전을 위해 오직 경제인으로서 배전의 노력을 기울일 각오를 밝히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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