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등 실업자 백만이를듯「세계에서 가장 큰 제조업체」 제너럴 모터스(GM)사 회장 로버트 스템펠(59)의 사임이 미 경제계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회장이 이사회의 압력으로 쫓겨나다시피 사임한 것도 충격이지만 앞으로 닥칠 GM사의 변화는 미국내 경제전반에 일파만파의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사회는 지난 4월 스템펠측근을 몰아낸뒤 회장 퇴진파인 존 스미스 이사를 사장에 앉히고 소비제품회사인 「프록터 앤드 갬블」사의 전 사장 존 스메일을 스템펠 회장 대신 이사장에 임명했다. 스메일은 차기 GM 회장에 선출될 예정.
누가 차기 회장이 되든 미국의 간판산업인 자동차 업계의 거대한 공룡 GM사는 우선 대폭 감원의 선풍을 맞을 것이 분명하다. 적어도 5만명 이상이 해고될 것으로 보인다. 스템펠 회장은 지난해 『3년내에 21개 공장을 폐쇄하고 근로자 7만4천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노조와 알력만 유발한채 정작 감원에는 실패했었다.
GM의 감량정책이 미국의 실업률을 높일 것은 자명하다. 『GM 공장이 문을 닫으면 그 마을이 문을 닫는다』는 말처럼 GM의 감량은 하청업체의 연쇄 도산을 유발할 것이다. 업계는 GM에서 5만명이 해고되면 다른 직종의 1백만명이 실업자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업 뿐 아니라 자동차 안전도,공해방지 연구 등에 투자되는 재원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GM은 『미국에 좋은 것이 GM에 좋고 GM에 좋으면 미국에도 좋다』며 생산외적인 부문에 많은 돈을 내놓았지만 앞으로는 「장사」에만 전념해야 할 형편이기 때문이다.
스템펠 회장은 말단사원에서 총수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그의 경영수완은 여전히 칭송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상황이 어려운 시절에는 개인의 능력과는 무관하게 기업이 위험에 처할 수 있고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말단근로자 뿐 아니라 회장도 해고돼야 한다는 살벌한 분위기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회장을 불명예 퇴진시키면서까지 새로이 태어나려는 GM의 노력을 지켜보는 많은 전문가들은 GM의 생존을 위해서는 몇가지 개혁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95년까지 생산직 근로자 뿐 아니라 사무직의 50%를 감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경직된 내부인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스메일 같이 다른 업종의 경영자를 영입,새바람을 불어넣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구세대를 몰아낸다.
셋째,생산라인을 특화한다. 비슷비슷한 모델로는 새차를 원하는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폰티악은 스포츠카,쉐비는 값싼 차,뷰익은 고가의 중대형차로 특화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넷째,전기자동차·분리형차(차체를 분리해 부분적으로 갈아 새차를 사지 않고도 변화를 줄 수 있는 차) 등 획기적인 차종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 등이다.
이제 GM사는 회장사임을 계기로 사운을 건 개혁의 장정을 시작한 셈이다.
『GM 70년 역사상 처음으로 회장이 해고됐다. 당신도 변화하지 않으면 그처럼 해고된다』
한 고위 경영진의 비장한 선언이다.<원일희기자>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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